2006년 류현진 이후 14년 만의 고졸 신인 10승 달성

KT 소형준. 뉴스1
“자질만 놓고 볼 때 10년에 한번 나올만한 재목이다.”
2020시즌 개막 전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KT 우완 신인 소형준(19)의 투구를 본 전문가들의 평가다. 강속구 투수는 아니지만 신인답지 않게 본인만의 리듬을 갖고 공을 던지면서, 세 가지 변화구 이상을 스트라이크 존에 꽂을 줄 안다는 점에 후한 점수를 줬다. 이강철 KT 감독도 “투수로 가질 건 전부 가졌다”며 흡족해했다.
2006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석권한 류현진(토론토) 이후로 가장 큰 기대를 받은 소형준은 실력으로 응답했다. 지난 12일 수원 한화전에서 6.1이닝 6피안타 9탈삼진 1실점 역투로 14년간 명맥이 끊긴 신인 두 자릿수 선발승을 달성했다. 8월 1일 SK전부터 선발 6연승을 질주한 그는 대선배들을 제치고 올해 토종 선수 중 가장 먼저 10승(5패) 고지를 밟는 기쁨도 누렸다.
시즌 초반 들쭉날쭉한 투구를 이어간 소형준에게 두 차례 휴식은 큰 힘이 됐다. 6월 5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6.29로 부진했던 소형준은 6월 26일 한화전 이후 2주간 등판을 거르고 휴식을 취했다. 휴식 후 7월 두 차례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하고 또 한 차례 2주를 쉬었다.
숨 고르기를 마친 소형준은 눈부신 8월을 보냈다. 8월 한달 간 5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 평균자책점 1.57의 특급 성적으로 고졸 신인 최초의 이달의 MVP에 선정됐다. 9월 들어서도 3일 SK전 5이닝 2실점 선발승 그리고 12일 한화전 6.1이닝 2실점 선발승으로 2006년 류현진 이후 14년 만의 고졸 신인 10승을 달성했다. 이 기록은 고졸 신인으로는 역대 9번째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KT의 연고 1차 지명 신인으로 계약금 3억6,000만원에 마법사 유니폼을 입은 소형준은 “10승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이강철 감독님과 코치님들에게 감사하다”며 “나 혼자 달성할 수 없는 게 승리라 생각하고 선배들께서 도와준 덕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류현진과 비교되는 것에 대해 그는 “과분하다”며 손사래를 친 뒤 “워낙 뛰어난 선배라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14년 만에 나온 기록인 만큼 영광스럽고 자랑스러운 기록”이라며 자부심도 드러냈다. 팀의 창단 첫 ‘가을 야구’를 위해 힘쓰겠다고 다짐한 소형준은 “앞으로도 내가 등판했을 때 팀이 이기는 방향으로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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