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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가 없다면 추천도서를' 日 차기 총리의 국정철학을 읽어라

입력
2020.09.13 11:50
수정
2020.09.13 18:5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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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선거로 후보간 저서 출간 경쟁 없어
스가 추천서 '콜린 파월의 실전 리더십' 재발행
기시다, 저서 통해 국정 운영 비전 알리기 나서
이시바, 2018년 선거시 '지방 중시' 정책 선보여

차기 총리를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를 하루 앞둔 13일 도쿄 시내 서점에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의 저서 '기시다 버전'(앞줄 오른쪽 두 번째)을 포함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 정치인들을 다룬 책들이 진열돼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차기 총리를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를 하루 앞둔 13일 도쿄 시내 서점에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의 저서 '기시다 버전'(앞줄 오른쪽 두 번째)을 포함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 정치인들을 다룬 책들이 진열돼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각국 정치 지도자들은 선거 즈음에 저서를 출간한다. 국정철학은 물론 자신의 인생 궤적을 알릴 수 있어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반응에 따라 선거를 가늠하는 풍향계가 된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일본에서도 차기 총리를 선출하는 집권여당 총재선거에 앞서 후보들이 책을 출간한다.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 전인 1972년 6월 ‘일본열도 개조론’을 출간한 것이 대표적이다. 도쿄와 오사카를 잇는 태평양 연안에 집중된 도시와 산업시설을 일본 전역으로 전개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았다. 선거 이후까지 91만부가 팔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2006년 7월 ‘아름다운 나라로’를 출간했다. 정치입문 계기와 납치문제, 개헌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재집권 직후인 2013년 1월 ‘새로운 나라로’라는 개정판을 냈고 총 51만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선 저서 출간 붐은 일지 않았다. 건강 악화에 따른 아베 총리의 예상치 못한 사의 표명 탓이다. 3명의 후보 중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이 11일 ‘기시다 비전-분단에서 협조로’를 출간했을 뿐이다. 그러나 기존 저서나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주목 받는 등 후보들의 국정철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여전하다.

유력 후보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저서는 8년 전 출간한 ‘정치가의 각오-관료를 움직이게 하라’가 유일하다. 2006년 총무장관 재임 시 고향납세 제도 창설 등에 노력했던 경험과 정책 실행을 위해 관료들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소개했다. 시중에 절판된 이 책은 ‘스가 대세론’ 영향으로 인터넷 사이트에서 정가의 약 80배인 10만엔(110만원)까지 치솟았다.

13일 도쿄 시내의 한 서점에 차기 총리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추천서인 '콜린 파월의 실전 리더십'이 진열돼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13일 도쿄 시내의 한 서점에 차기 총리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추천서인 '콜린 파월의 실전 리더십'이 진열돼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그가 언론에 소개한 ‘콜린 파월의 실전 리더십’도 주문이 쇄도하면서 이달 초 재발행 됐다. 이 책은 리더십의 근간이 되는 13가지 원칙을 소개하고 있는데, 매일 두 차례 언론을 상대로 국정 전반을 설명해야 하는 관방장관직 수행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저서 출간 당일 도쿄도내 서점에서 자신의 책을 구입한 시민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기념촬영에 응했다. 책의 부제인 ‘분단에서 협조로’는 그의 선거 슬로건이다. 최저임금 인상, 사람에 대한 투자 등을 통한 격차문제 해결과 중산층 부활을 강조했다. 도쿄대를 세 차례 낙방한 기억 등을 담아 친근감을 호소했다.

그는 당내 온건 보수를 표방한 고치카이(宏池會)를 이은 기시다파의 수장이다. 그러나 아베 정권에서 외무장관과 정조회장을 역임하며 후계 지명을 의식해 ‘우향우 행보’에 협력해 왔다. 그의 국정철학을 잘 모르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저서를 통해 이를 불식하고 자신만의 국정 비전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은 아베 총리와 맞붙은 2018년 총재선거에 앞서 ‘정책지상주의’를 출간했다. 인구와 인프라가 집중된 도쿄 1극 체제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재해 대비를 위한 방재성 설치를 주장했다. 그가 이번 선거에서 내건 지방 중시를 위한 정책들의 골격이 됐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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