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의 사명은 수정란이 아냐"...中 여배우 작심발언에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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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의 사명은 수정란이 아냐"...中 여배우 작심발언에 갑론을박

입력
2020.09.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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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자아 정체성 강조 
"아이 둘 가진 엄마가 왜 출산을 폄하하나" 반발
여성 '자기 결정권' 중시 추세에 부합...여론 갈려

중국 유명 여배우 마이리. 최근 방송에 출연해 "난자의 사명은 수정란이 되는 게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취지임에도 그의 직설화법이 출산에 부정적인 의미로 비치면서 반발 여론이 커져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바이두 캡처

“난자의 최종 사명은 수정란이 되는 게 아니다. 단지 하나의 난자일 뿐이다.”

중국 유명 여배우 마이리(馬伊俐ㆍ44)의 직설화법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자아 정체성을 강조하는 발언에 “용기 있다”는 찬사가 쏟아질 법도 하건만 오히려 여론이 갈려 격렬한 논쟁이 한창이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조회수는 2주 만에 5억5,000만회를 넘어섰고 8만5,0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마이리는 지난달 26일 ‘여인30+’라는 TV프로그램에서 이 같이 언급하면서 “여성의 사회적 가치는 엄마가 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는데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뒷부분은 쏙 빠지고 ‘난자’의 사명만 부각됐다. 남성과 여성, 출산과 불임의 대립구도로 사회를 편가르기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7월 여배우 친란(秦嵐ㆍ39)은 “내 자궁은 너와 상관없는 것”이라며 ‘자궁의 자유’를 외쳤다. 네티즌은 “여성 개인의 선택권을 존중했다”며 열렬히 호응했다. 두 여배우의 소신 발언에 담긴 내용이 비슷해 보이는데도 평가는 전혀 달랐던 것이다. 이에 대해 “두 명의 자녀를 둔 마이리가 출산을 폄하하는 듯한 발언에 공감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여성에게 아이를 낳는 것은 일생일대의 가장 큰 일”이라며 “얼마나 힘들게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지 인기스타라서 모르는 모양”이라는 비아냥도 나왔다. 마이리와 달리 친란은 독신이다.

중국 여배우 친란. '자궁의 자유'를 주장한 그의 발언은 "여성 개인의 선택권을 존중했다"며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상관 캡처

이처럼 모성을 중시하는 중국인들도 다른 중화권 여성 연예인에 대해서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대만 모델 겸 영화배우 쿤링(昆陵)이 셋째 아이를 갖자 혹평을 퍼부었고, 홍콩 모델 장리샤(蔣麗莎)의 다섯 번째 임신 소식에는 “출산하는 기계 같다”고 깎아내렸다.

반면 “20대에는 부모를 위해 살고, 30대에는 아이를 위해 살고, 40대 이후에서야 나 자신을 위해 살고 있다”는 마이리의 고백에 공감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았다. 중국 여성들의 '자기 결정권'에 대한 확신은 수치로도 입증된다. 스위스 UBS자산운용이 지난달 공개한 투자자 관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영국 싱가포르 브라질 등 전 세계 11개국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장기투자를 비롯한 재무 판단을 남편에게 맡기지 않고 내가 주도적으로 한다’는 응답이 중국에선 86%에 달했다. 조사 대상국 평균(42%)보다 두 배 이상 높다.

하지만 중국 사회 시스템이 여성들의 기대에 못 미쳐 마찰을 빚기도 한다. 가령 지난해 12월 30대 초반 여성이 난자 냉동 시술을 거부한 베이징 수도의과대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기혼자에게만 허용하는 건 미혼 여성에 대한 차별이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1월 상하이시가 “출산 연령 여성을 위한 난자은행을 설치하자”고 제안했지만 당국은 “검토할 것이 많다”며 유보적 입장이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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