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돼가는 비트코인' 믿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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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돼가는 비트코인' 믿어도 될까?

입력
2020.09.14 10:30
수정
2020.09.1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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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폭락 뒤, 비트코인 시대 온다"

편집자주

친절한 ‘금융+자산’ 설명입니다. 어려운 금융을 알면, 쉬운 자산이 보입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돈을 풀어 달러는 곧 휴지조각이 된다. 미래는 비트코인에 있다."

지난 2017년 개당 2만달러까지 치솟으며 절정기를 보내다 주저앉았던 비트코인이 다시 뜨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맞선 세계적인 돈 풀기 정책 속에 금과 함께 '대체자산'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20대 전후 밀레니얼 사이에서는 금보다 비트코인이 더 인기라는 관측도 있다. 온라인상 소수의 마니아들은 비트코인을 미래의 ‘메시아’로 여기며 ‘포교’ 활동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 사태 최대 수혜 자산

14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1개당 1만달러 전후에 거래되고 있다. 연중 최고점(1만2,360달러)에 비하면 2,000달러 정도 하락했지만 여전히 연초(약 7,000달러)보다 40%, 연중 최저점(4,106달러)보다는 150% 높은 수준이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 대해 우선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실제 금과 비트코인은 공통점이 많다. △달러 표시 자산이며 △유통량이 제한돼 있고 △사람들의 평가로 가치가 결정된다는 점 등이다.

비트코인은 구조적으로 '채굴(새 비트코인 생산)'의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주기적으로 돌아와 최종 발행량이 통제된다는 게 비트코인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최근 젊은 세대는 금보다 오히려 비트코인을 대체자산으로 선호한다는 분석도 있다. JP모건은 8월 투자노트에서 "나이든 투자자는 금, 젊은이들은 비트코인을 대체자산으로 더 선호하며, 이는 두 자산의 상관관계가 강해지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세대 차이로 인해 달러 가치가 떨어질 때 노년층은 금을 사고 청년층은 비트코인을 사면서, 이것이 두 자산이 함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종교가 된 비트코인

유명 개인투자자 데이브 포트노이(가운데)는 비트코인 투자로 큰 수익을 거둔 윙클보스 형제를 만나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보고 전량 매각했다. 포트노이는 최근 다시 암호화폐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트위터 캡처

하지만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유명 투자자는 여전히 소수다.

마이클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자산의 4분의1이 암호화폐와 연결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최근 달러 약세를 놓고 금과 비트코인 중 비트코인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금의 시가총액은 이미 10조달러가 넘어 가치가 너무 높아진 반면 비트코인(시총 200억달러)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캐머런ㆍ타일러 윙클보스 형제는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에게 페이스북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후 페이스북에서 벌어들인 돈을 비트코인에 투자해 크게 성공했다.

다만 최근 이들이 제시하는 비트코인 낙관의 근거는 좀 괴이하다. "일론 머스크(테슬라ㆍ스페이스X 창립자)가 소행성에서 금을 채굴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금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 때가 되면 비트코인이 금을 대신해 가치 저장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비트코인은 강력한 온라인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비트코인을 지탱하는 '수학'과 그 배후의 '이념'을 믿는다. 수학이란 비트코인 발행량이 최종적으로 2,100만개로 제한된다는 것이고, 이념은 통화량을 정부와 중앙은행이 조절해서는 안 된다는 관점이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금융시스템이 화폐 공급을 통제하면서 부패한 권력 집단의 통제를 받는 반면, 암호화폐는 참여자 모두가 평등하기 때문에 이런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또 달러 가치가 추락하고 기존의 금융시스템이 붕괴하면 비트코인 보유자들은 '선지자'로 더 큰 보상을 받게 될 거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투자하라고?

이런 열기 때문에 주요 금융기관들도 비트코인을 관찰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회의론이 우세하다. 단순히 암호화폐가 범죄에 동원될 수 있어 꺼려진다는 차원이 아니다. 국제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5월 컨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은 자산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놨다.

채권처럼 수익도 유발하지 않고, 경제 성장과 무관하게 움직여 합리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없으며, 다른 자산을 대체할 만한 분명한 상관관계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격이 지나치게 널뛰기한다는 점도 쉽게 비트코인에 손이 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비트코인 긍정론자인 마이클 노보그라츠 CEO 역시 "초보 투자자에게는 자산의 1~2% 정도만 투자하길 권한다"며 '올인'은 위험하다고 했다.

반면 긍정론자들은 최근 비트코인이 이런 약점을 해결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지난 3일 리서치노트에서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줄어들고 있으며, '금이 오르면 비트코인이 따라 오르는' 상관성도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투자사인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투자신탁 상품(GBTC) 등으로 기관투자자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도 비트코인이 투자할 만한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증거로 지적됐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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