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가장이 치킨 배달을 하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이른바 '을왕리 음주운전 사건'과 관련해 경찰청장이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 가해자를 엄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게시 하루 만에 30만명이 넘게 동의하는 등 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은 점점 커지고 있다.
경찰청은 11일 김창룡 경찰청장이 이날 인천경찰청장에게 해당 사고에 대해 한 점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블랙박스 분석을 비롯해 사고 관련자를 상대로 면밀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음주사고를 낸 A씨는 지난 9일 오전 0시53분쯤 인천시 중구 을왕동 한 호텔 앞 편도2차로에서 만취해 벤츠 승용차를 몰던 중 중앙선을 넘어, 마주 달리던 오토바이를 치었다.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B씨는 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A씨는 을왕리해수욕장에서부터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 지점에서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B씨의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을왕리 음주운전 역주행으로 참변을 당한 50대 가장의 딸입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사고 피해자 B(54)씨의 딸이 올린 이 청원은 하루 만에 30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이 글에서 "아버지가 죽었고 제 가족은 한순간에 파탄났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지난 새벽 저희 아버지는 저녁부터 주문이 많아 저녁도 못 드시고 마지막 배달이라고 하고 가셨다"며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를 찾으러 어머니가 가게 문을 닫고 나선 순간 119가 지나갔고 가게 근방에서 오토바이가 덩그러니 있는 것을 발견하셨다"고 사고 전후 상황을 설명했다.
청원인은 "아버지는 책임감 때문에 가게 시작 후 늘 치킨을 직접 배달하셨다"며 "일평생 단 한 번도 열심히 안 사신 적 없는 아버지를 위해 살인자가 법을 악용해 빠져나가지 않게 부탁드린다"고 엄벌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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