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충돌 이후 4개월만에... 대화채널도 재가동
무장 철수는 아냐... 겨울 혹서기까지 살얼음판
국경에서 난투극과 총격전을 벌이며 최악의 위기로 치닫던 중국과 인도가 일단 한 발씩 물러섰다. 대화 채널을 재가동하고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다만 무장과 병력을 당장 철수하는 건 아니어서 겨울 혹서기 이전 재충돌 가능성은 여전하다.
중국 외교부는 11일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수부라함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과 전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동을 가졌다"면서 "양국의 갈등을 분쟁으로 격화시키지 않기로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양국 장관은 △국경 수비대를 통한 대화를 계속하고 △불필요한 접촉을 피해 현재 사태를 완화하고 △기존 국경 관련 규정을 준수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양국은 지난 5월 충돌에 이어 6월에는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 동쪽 갈완계곡에서 흉기를 동원한 유혈사태를 벌였다. 이로 인해 인도 군인 20명이 숨지는 등 양측에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양국 외교장관이 전화통화를 했지만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 지난 7일엔 1975년 이후 45년만에 처음으로 총격을 가하는 무력충돌이 발생했다. 급기야 양국이 폭격기와 신형곡사포, 탱크, 전투기, 헬기 등 공격살상무기까지 대거 배치하면서 어느 쪽이든 여차하면 '레드라인'을 넘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됐다. 양국 군은 1996년과 2005년 두 차례 합의에 따라 국경지대 최전방 2㎞ 안에서는 총기나 폭발물을 휴대하지 않기로 했지만, 유혈충돌 이후 폭발한 양국 국민의 적개심과 민족주의를 억제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왕 국무위원은 "모든 인원과 장비를 철수해 현재 상황을 완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지만 자이샨카르 장관은 대화를 통한 평화 회복을 강조하면서도 확답을 피했다. 현재의 무장 수준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인도는 21일부터 러시아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에도 올해는 불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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