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부터 반영… 영화산업 다양성 포용
'변화는 지금 시작된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9일(현지시간) 새로운 작품상 후보 기준으로 '사회적 소수자' 배려를 명문화했다. 영화산업의 기득권을 쥔 권위적인 시상식에 흥행 대신 '사회적 책임'을 요구한 의미 있는 움직임이란 평가가 나온다.
2024년부터 적용될 새 기준은 △출연진 및 서사△ 제작진 △영화산업 진입 △홍보ㆍ마케팅 등 4개 영역의 9개 세부 기준으로 나뉜다. 작품상 후보가 되려면 이 중 최소 2개 영역에서 여성과 소수인종, 성소수자, 장애인 관련 기준을 충족했음을 명기한 표준 양식을 제출해야 한다. 다만 해당 규정은 작품상 부문에만 적용된다.
'아카데미 어퍼처(Apertureㆍ조리개) 2025'로 명명된 이 계획은 마치 조리개를 넓히듯 영화산업 전반에서 다양성을 포용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2015년과 2016년에 두 해 연속 20명의 배우상 후보를 모두 백인으로 선정해 '화이트 오스카' 논란이 불거진지 5년만이다. 오스카 시상식은 92년 역사 중 흑인 감독이 작품상을 수상한 건 단 두 차례 뿐이고, 비영어권 영화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처음이었다.
일각에선 과도하게 급진적이란 우려도 있지만, 오히려 '현상 반영'에 가깝다는 평가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흥행작 상위 100편 중 95편이 이미 기준 하나를 충족했고 두 가지 기준을 만족시키는 경우도 71편이었다.
장채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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