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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막힌 화웨이, 내년부터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대신 '훙멍'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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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막힌 화웨이, 내년부터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대신 '훙멍' 쓴다

입력
2020.09.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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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증국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CIFTIS)에서 화웨이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 베이징=AP 연합뉴스

이달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증국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CIFTIS)에서 화웨이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 베이징=AP 연합뉴스

미국의 계속되는 경제 제재로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모두 끊긴 중국 화웨이가 자체 운영체제(OS) 개발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세계 스마트폰 OS 시장의 7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나가게 된 것이다.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CEO)는 10일 중국 광둥성 둥관시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대회에서 내년부터 자사 스마트폰에 구글 안드로이드가 아닌 훙멍(鴻蒙·영어명 Harmony) OS를 전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새 OS는 올해 12월 공개될 예정이며, 스마트폰부터 TV, PC, 웨어러블 기기에까지 다양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훙멍은 중국 신화 속에 등장하는, 세상이 탄생하기 전 혼돈 상태의 신비로움을 뜻하는말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8월 처음 훙멍을 공개했다. 지난해 5월부터 화웨이가 미국 정부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안드로이드 OS 사용이 위태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발표된 전략 스마트폰 '메이트30'부터 구글과의 균열 조짐이 나타났다. 당시 화웨이는 메이트30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이나 애플 아이폰11과 비교하며 카메라 기능이 훨씬 우수함을 강조했지만, 정작 정식 안드로이드가 아닌 안드로이드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독자 운영체제가 탑재되면서 구글 지도나 유튜브, 지메일, 플레이스토어 등 구글 기본 앱이 탑재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야 했다.

8일 중국 베이징의 한 화웨이 매장에서 손님이 화웨이 스마트폰을 만져보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8일 중국 베이징의 한 화웨이 매장에서 손님이 화웨이 스마트폰을 만져보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훙멍 OS의 성공을 위해 화웨이는 세계 앱 개발자들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화웨이 생태계 합류를 열심히 설득하고 있지만, 아직 훙멍이 가지고 있는 앱 수(약 4만5,000개)는 안드로이드(약 2,560만개)나 iOS(약 1,850만개)에 등록된 앱 수에 비해 매우 적어 경쟁력이 약한 상황이다. 위 CEO는 지난해 훙멍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훙멍은 안드로이드보다 더 원활하게 작동하며 보안성 역시 강하다"고 내세웠지만,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익숙해져 있는 전세계 소비자들의 주의를 단기간 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TV에서부터 훙멍 OS를 탑재하기 시작했던 화웨이는 연내 훙멍 OS를 탑재한 태블릿PC를 먼저 선보인다. 스마트폰의 경우 내년 하반기쯤 훙멍 OS를 탑재한 채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위 CEO는 "향후 훙멍은 더욱 글로벌화할 것이고, 화웨이 많은 사물인터넷(IoT) 제품이 훙멍 OS 기반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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