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이후 무연고자 유골함 수습 안 해 악취
지난 달 8일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던 광주 S추모관에서 유연고자 유골함 1,800여기 외에도 무연고자 유골함 460여기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그러나 추모관 측이 무연고자 유골함을 수습도 하지 않고 지하 1층에 그대로 둬 악취가 풍기고 보관 위탁자들도 뒷짐만 지고 있어 "망자 홀대"라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10일 광주 북구 등에 따르면 동림동 극락강변에 위치한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의 S추모관은 2010년 10월 개관 당시부터 지방자치단체나 교회, 토지소유자 등이 맡긴 무연고자 유골을 목함에 담아 지하 1층 휴게실 옆 별도 장소에 안치해 왔다. 현재 이곳에 보관돼 있는 무연고자 유골함은 모두 462기로, 대부분이 무연고 분묘 개장으로 나온 유골들이 담겨 있다. 무연고 분묘는 토지소유자 등이 개장 공고(3개월)를 낸 뒤 가족이 나타나지 않으면 유골을 화장해 봉안시설에 위탁 보관한다. 봉안업체는 10년간 보관했다가 폐기한다.
무연고자 유골함들은 지난 달 8일 침수 피해 당시 유연고자 유골함 1,800여기과 함께 모두 물에 잠겼다. 당시 추모관 측은 지하 1층이 침수되고 나서야 유족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는 등 늑장 대처로 유족들의 분노를 샀다. 이후 유연고자 유골함은 유족 등이 직접 나서 모두 수습해 재화장 등을 거쳤지만 무연고자 유골함은 아직까지도 수습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나무로 된 무연고자 유골함은 침수로 인한 곰팡이가 생기거나 부패하면서 악취를 풍기고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연고자 유족들 사이에선 "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무연고자라는 이유로 차별 대우를 하는 것이냐"는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침수 피해 직후 유골함 수습 과정에서 일부 유족들이 "무연고자 유골함도 수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묵살됐던 것으로 전해져 추모관 측의 도덕불감증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추모관 측은 현재 나무로 돼 있는 유골함이 침수 피해를 입은 터라, 수습 과정에서 훼손되거나 유실될 수 있다고 보고 송풍기와 에어컨으로 목함을 말리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관 측은 내달 1일 전후로 무연고자 유골함을 수습한 뒤 재화장을 거쳐 다시 안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유족은 "같은 지하 1층에 안치됐는데 무연고자라는 이유로 어둡고 습한 곳에서 얼마나 외롭고 쓸쓸하셨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침수 피해 진상조사 때 무연고자 유골함에 대한 내용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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