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주말 2.5단계 거리두기 연장 앞두고
"인천만 확연한 감소세"…거리두기 딜레마
세브란스병원발 18명 확진 등 집단감염 계속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8일째 100명대를 유지했다. 안정적이긴 하지만 수도권에 취해진 2.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를 완화하기에는 여전히 부담이 큰 상황이다. 10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거리두기 실천을 위한 국민의 희생과 고통을 알기에 안정세 도래가 더디게만 느껴진다"고 말하며 강화된 거리두기 연장 여부에 고민이 크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55명이다. 국내에서 141명, 해외유입으로 14명이 발생했다. 지난 3일 이후 8일 연속 100명대를 기록하는 등 환자 발생이 급증하는 현상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수도권의 국내 환자 발생은 이번 주 들어 100명 이하를 유지, 전주에 비해 안정적으로 억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수도권에 대한 강화된 (2.5단계)거리두기가 시행된 이후 지난 2주간 국민들께서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해 준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날 일일 확진자 수 100명대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하면서 수도권의 강화된 거리두기를 연장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던 방역당국의 분위기는 하룻새 전환됐다. 윤 반장은 “확진자 수가 (방역단계를 조정하는) 고려해야 될 여러 요인들 중 하나이긴 분명하다”면서도 “확진자 수 외에도 감염경로 불명 비율, 감염재생산지수, 방역망 내 관리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단계를 조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역당국으로서는 조금 더 (확진자 수의) 감소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인천만 확연한 감소세를 유지하고 서울과 경기는 감소세가 확실하게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감염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비율이 여전히 20%를 넘고 있다는 데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2주 사이 신규 확진자 가운데 감염경로 불명 비율은 22.9%에 달한다. 확진자 5명 중 1명은 어디서 누구로부터 감염됐는지 알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는 바이러스가 방역망 너머 지역사회로 깊숙이 퍼져있다는 의미다. 신규 집단감염이 속출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실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 이날까지 누적 18명이 확진됐다. 전날 병원 영양팀 직원 1명과 재활병원 직원 1명이 각각 확진됐는데, 둘 사이의 연결고리가 확인되지 않은 데다 영양팀 종사자와 재활병동 환자 보호자, 간호사 등으로 급격히 퍼져 확진자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청와대 옆 종로구청 공원녹지관리업무 근로자도 지난 8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접촉자 조사 중 7명이 추가되면서 누적 8명으로 불어났다.
이처럼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이 집단감염으로 연결되면서 방역당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섣불리 거리두기 수위를 낮췄다간 다시 폭증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권 부본부장은 “일단 주말까지 발생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지방자치단체들과 논의해 보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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