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車시장, 코로나 극복 위해 수소차 개발 주력
?“그들만의 리그였던 ‘수소차’ 전성기 맞을 수도”
#1. 미국 최대 완성차업체 GM은 니콜라에 20억 달러(약 2조4,000억 원)를 9일 투자키로 결정했다. 니콜라는 수소차와 수소 충전 인프라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으로, 국내에선 2018년부터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총 1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알려졌다. GM의 이번 투자로 미국 시장에서도 수소전기차의 대량 공급이 암시된다. 실제 양사는 첫 합작 프로그램으로 수소전기 트럭 ’베저’를 2023년 출시할 방침이다.
#2. 중국 베이징(北京)시는 수소전기차산업 발전계획(2020~25년)을 8일 발표했다. 향후 5년간 베이징 지역 내에서 1만대의 수소전기차 누적 판매와 최대 10개의 관련 선도기업 육성 계획이 포함됐다. 이 계획대로라면 수소 관련 산업 부가가치는 240억 위안(약 4조 원)에 달할 것이란 현지 분석도 나온다.
수소전기차는 물 이외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면서 미세먼지 저감, 공기 정화 효과를 갖췄다는 점에서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친환경차로 불린다. 실제로 수소전기차 1대가 1㎞를 달리면 미세먼지가 최대 20㎎ 저감된다. 수소전기차 1대가 경유차 2대분의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셈이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에, 미미한 충전 인프라로 보급은 더딘 게 현실이다. 그랬던 수소전기차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육성산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당장, 세계 완성차 업계에 대규모 투자 계획이 전해지면서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된 친환경 수소차 투자를 서두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시장 양대 축인 중국과 미국에서 수소전기차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중국은 2016년 수소차 보급 로드맵을 내놓은 이후 사실상 수소전기차 산업이 정체됐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련 인프라 구축 확대를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앙정부에 이어 상하이(上海) 우한(武漢) 그리고 베이징 등 지방자치단체까지 투자 확대에 나선 상태다. 베이징시는 수소충전소, 수소연료전지업체 등 수소전기차 관련 산업을 육성해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발상도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제1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대기질 개선 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했다”며 “중국에서 집중 양성에 들어간다는 것은, 수소전기차 보급이 머지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중국 수소전기차 및 충전소 보급 계획자료: 중국수소에너지연맹
수소전기차(대) | 수소충전소(곳) | |
---|---|---|
2025년 |
5만 | 200 |
2035년 | 130만 | 1,300 |
2050년 | 500만 | 5,000 |
미국 시장의 경우, 미래차로 전환 중인 GM이 수소전기차 생산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수소 관련 시장도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수소전기차는 수소충전소, 수소생산 등 관련 인프라 구축 없이는 판매 확대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GM과 니콜라의 협력으로, GM은 니콜라에서 전수한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전기 트럭 양산을 맡고, 니콜라는 판매 마케팅과 수소충전소 확대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대형트럭이 대륙을 횡단하면서 물류배송을 하는 미국 특성을 감안하면 전기차보단 주행거리와 화물적재 부문에서 앞선 수소전기차 운용이 적합하다. 양사가 첫 프로젝트로 내놓을 예정인 차량이 수소전기 트럭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국내 수소전기차 및 충전소 보급 계획자료: 환경부
수소전기차(대) | 수소충전소(곳) | |
---|---|---|
2020년 |
1.2만 |
40 |
2022년 |
6.7만 | 310 |
2025년 |
20만 | 450 |
이처럼 최근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수소전기차 개발 및 보급에 가속도가 붙여진 데는 코로나19 장기화 사태를 빼놓을 수 없다. 코로나발 수요위축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만간 열릴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해서다. 문재인 정부도 뉴딜 정책 큰 축으로 2025년 수소차 20만대 보급을 꼽고 관련 산업 육성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승용차는 전기차 위주로 미래차가 형성됐지만, 상용차는 대표 주자가 없어 수소전기차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수소전기차 조성 환경이 열렸다는 점은 현대차그룹엔 긍정적이다. 수소전기차를 현재 독자적으로 양산하는 완성차 업체는 현대차, 일본 도요타ㆍ혼다뿐이다. 이 중 현대차가 2018년 출시한 수소전기차 넥쏘는 월등한 성능을 앞세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니콜라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 최고경영자(CEO)가 GM과 협력에 앞서 “현대차와 손잡고 싶어 두 번이나 제안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며 "현대차와 함께한다면 1,000억 달러 넘는 가치를 가진 기업을 세울 수 있다”며 러브콜을 보낸 것도, 현대차의 원천기술을 탐내서였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수소전기차는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가동하는 전기차와 다르게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발생하는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유명 브랜드인 폭스바겐아우디그룹과 BMW가 각각 현대차그룹, 도요타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도 기술력 부족에서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수소전기차의 심장인 연료전지시스템 수명을 앞으로 3~4년 안에 2배 이상 늘리고 원가는 절반 이하로 낮춰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7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자신감을 보인 원천이기도 하다.
이재일 유진증권 연구원은 “니콜라는 1대도 수소전기차를 만들지 못한 상황에서, 현대차는 유럽시장에는 최초 수소전기트럭을 수출했고 미국에는 엔진ㆍ발전기 분야 글로벌 리더인 커민스사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급 협약을 맺으며 대중화 전성기를 맞을 준비를 해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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