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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수호→윤미향 옹위→추미애 두둔... 3연타에 분노한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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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수호→윤미향 옹위→추미애 두둔... 3연타에 분노한 2030

입력
2020.09.10 17:34
수정
2020.09.10 18: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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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문제 조국 이어 추미애는 병역... 여론의 역린
"탄핵 정권과 다를 것" 청년들 기대감마저 추락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특혜성 휴가 의혹이 위법성 공방을 넘어 공정성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추 장관(당시 집권당 대표) 부부가 아들을 위해 직접 국방부에 민원을 넣은 정황은 추 장관 바로 전임자인 조국 전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떠올리게 한다. 검찰개혁을 부르짖던 두 법무부 장관이 한국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영역인 병역(추미애)과 교육(조국) 문제에서 불공정을 일삼았을 수 있다는 점이 잇달아 드러나며, 학생ㆍ청년 세대의 공분도 커졌다.

10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9월 2주차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결과에 따르면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2.4%포인트 떨어진 45.7%, 부정평가는 1.4%포인트 상승한 49.5%를 기록했다.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른 것은 추 장관 아들 관련 보도가 잇따른 7~9일 사이다. 특히 병역 의무가 있는 남성(9.0%포인트 하락), 추 장관 아들과 같은 세대인 20대(5.7%포인트 하락)와 학생(10.6%포인트 하락) 계층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민주화'가 화두였던 기성세대와 달리 '공정'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평가하는 젊은 세대들은 추 장관 아들 의혹에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군대에 다녀 온 예비역들은 모든 군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휴가 처리마저 '부모 찬스'에 좌우될 수 있다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해병대 예비역인 대학생 백모(23)씨는 "군대는 휴가 미복귀를 포함한 탈영 문제에 가장 엄격한데, 큰 소동 없이 저렇게 휴가 연장이 쉽게 이뤄질 수 있었다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며 "정부에 비판적 입장이 아니었는데 이번 사건으로 엄청나게 실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대학원생 김모(29)씨도 "초엘리트 사회와 일반 서민의 상식 간 괴리를 느낀다"고 했다.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의혹을 감싸려고만 하는 여권의 태도는 청년의 화를 오히려 돋우고 있다. "카투사 자체가 편한 곳이라 논란에 의미가 없다"(우상호)거나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빨리 달라고 한 게 청탁이냐"(정청래)는 무마성 발언이 이어지며, 지난해부터 '조국 수호'와 '윤미향 옹위'에 나섰다가 여론의 철퇴를 맞은 여권의 과오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보 정부는 탄핵당한 정권과 뭔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던 청년들의 기대감도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전의 권위적 질서가 이 정부 들어 바뀔 거라 가장 크게 기대했던 세대가 바로 20ㆍ30대"라며 "합법, 불법을 떠나 도덕적으로 문제될 수 있는 사안에 '틀렸다'고 반성하는 이들이 없어 실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모 세대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몸이 아픈 군인 아들을 두고 어쩌지 못했던 내 처지와 너무 비교된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대학생과 고등학생 남매를 둔 김효정(49)씨는 "부모 간에도 계급이 있고 아이들의 삶도 그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공정성 담론은 청년뿐만 아니라 부모 세대들도 가만히 두고 보지 못하는 민감한 이슈"라며 "공정성을 내세워 신임을 얻은 여당이 이와 직결되는 입시, 군 문제에 너무 무심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현 기자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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