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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삼성' 빈그룹 야심작 신차, 애물단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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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삼성' 빈그룹 야심작 신차, 애물단지되나

입력
2020.09.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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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패스트 상반기 3370억 적자, 전년 4배
그룹 매출도 감소세 "정상화 3~5년 필요"

빈패스트 자동차 판애 예약을 알리는 현지 선전물. 한국일보 자료사진

빈패스트 자동차 판애 예약을 알리는 현지 선전물. 한국일보 자료사진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재계 1위 빈 그룹이 지난해 야심차게 출시한 빈패스트 자동차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그룹 전체를 활용한 대대적인 홍보에도 적자폭은 갈수록 커져 이대로 가다간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10일 빈패스트의 올해 상반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순손실액은 6조5,910억동(3,370억원)에 달한다. 이는 사전예약 판매 물량을 한꺼번에 내놓은 지난해 상반기 적자(1조5,700억동)보다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부채 역시 계속 늘어나고 있다. 6월 말 기준 빈패스트의 채무 규모는 7조900억동(4,044억원)으로 자기자본비율 대비 부채가 2.81배 더 많은 수준이다.

빈패스트의 적자 증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도 무관치 않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제활동 자체가 위축되면서 베트남 내 완성차 판매량은 올 초부터 7월까지 전년 동기와 비교해 28% 급감한 상황이다. 정부 차원의 애국 마케팅과 빈 그룹 계열사와의 연계 판매 방식 등을 통해 상반기 최대 수익을 공언했던 빈패스트의 전략이 감염병 변수에 가로막힌 것이다. 한 현지 전문가는 "코로나19로 자동차 구매 시기를 미루는 사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빈패스트가 자동차부품 생산을 현지화하는 데 보다 속도를 내지 않으면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흑자 전환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빈패스트의 부진은 빈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뜩이나 빈 그룹은 코로나19로 주력인 리조트사업과 부동산개발 분야에서 상반기 각각 38%, 31.4%의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그나마 빈마트 등 유통업이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었지만, 그룹은 하필 지난해 빈패스트에 투입할 추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재계 2위인 마산그룹에 유통 분야를 모두 매각한 상태다.

빈 그룹은 아직까지는 인내심을 보이고 있다. 팜녓브엉 그룹 회장은 최근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빈패스트의 안정적인 시장 점유율 확보까지 3~5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이미 예상했다"며 "부동산 지분 등을 팔아 빈패스트 등 제조업 중심으로 그룹 체질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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