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을 시즌 취소 말라" 연일 압박
바이든 "텅빈 경기장은 트럼프 무능" 비판
11월 미국 대선 열기가 고조되면서 대학 미식축구, 즉 풋볼도 정치권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대학풋볼 경기를 난데없이 속행하라고 떼를 쓰고 있다. 접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대선전 탓에 가장 순수해야 할 대학 스포츠마저 정치적으로 변질되고 있는 비판이 거세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9일(현지시간) “대선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학풋볼이 정치적 핵심 이슈로 급부상했다”며 “공화ㆍ민주 양당은 서로의 정치적 담화와 풋볼을 연계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인들에게 풋볼은 특별하다. 최고 TV시청률 프로그램 50개 중 43개가 풋볼 경기일 만큼 미국프로풋볼(NFL)뿐 아니라 대학 풋볼 리그의 인기는 어지간한 프로스포츠를 능가한다. 정치권이 눈독을 들이는 것도 이유는 있어 보인다.
다만 대학풋볼을 활용하는 양당의 전략에선 확연히 차이가 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수들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반(反)인종차별 시위대를 ‘폭력 집단’으로 묘사한 것처럼 선수들의 시위가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악시오스는 “10일 NFL 시즌이 시작되는데, 국가를 부르는 동안 선수들이 무릎을 꿇는 등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할 것으로 보여 어느 때보다 큰 조명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들어 부쩍 대학풋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코로나19로 가을 시즌 경기를 미루기로 한 중서부 대학리그 빅10에 경기를 강행할 것을 계속 압박하는 중이다. 그는 1일 “즉시 빅10 리그를 시작해야 한다”며 빅10 커미셔너인 케빈 워런과 나눈 통화 내용을 공개했고, 7일에는 “빅10은 좋은 분위기지만 미시건ㆍ일리노이ㆍ매릴랜드주(州)지사들은 정치적 지지와 관심이 부족하다”고 정치적 메시지를 던졌다. 이튿날 공화당원 10명이 워런에게 가을 시즌 리그 재개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거꾸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경기 중단을 소재 삼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빅10이 소속된 주의 텅 빈 경기장 이미지를 담은 TV광고를 연일 내보내고 있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치러지지 않는 대학풋볼 경기장을 통해 감염병 확산 대응에 실패한 대통령의 무능을 한껏 부각한 것이다. 그는 광고에서 “트럼프는 나라를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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