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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온라인 축제? 그냥 그 돈으로 등록금 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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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온라인 축제? 그냥 그 돈으로 등록금 돌려주세요"

입력
2020.09.1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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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학 가을 온라인 축제 움직임에 학생들 반발
비대면 수업 및 등록금 반환거부에 대한 실망 때문

서울 소재 한 대학교 커뮤니티에서 온라인 축제 진행을 반대하는 게시글들이 올라와 있다. 커뮤니티 캡처

서울 소재 한 대학교 커뮤니티에서 온라인 축제 진행을 반대하는 게시글들이 올라와 있다. 커뮤니티 캡처

"등록금도 한 푼 돌려받지 못하는데 축제를 해 봐야 무슨 소용이에요."

올해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새내기 생활 한 번 누려보지 못한 '비운의 20학번' 이모(19)씨는 학교에서 '온라인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학교 한 번 제대로 가지 못하고 부실한 온라인 강의만 들어온 이씨로서는, 학교에서 한다는 온라인 축제가 무의미한 행사로 보였기 때문이다.

올해 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부 대학에서 온라인 축제가 시작된 것을 계기로 주요 대학들이 온라인 형식의 가을 축제를 기획하고 있지만 학생들 사이에 부정적인 여론이 커졌다. 비대면 강의 탓에 수업의 질이 낮아졌음에도 등록금은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학교 측이 별 효과도 없어 보이는 일에 돈을 쓰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것이다. 기대에 못 미친 온라인 수업을 이미 한 학기 경험한 학생들이라, 학교나 총학생회가 기획한 온라인 축제에 대한 기대도 매우 낮다.

일부 학생들은 "온라인 축제를 원한 학생이 몇이나 되느냐"며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 커뮤니티에서는 '온라인 축제에 반대하는 사람 투표해 보자'는 게시글의 추천 수가 1,500건을 넘어갔다. 대학 재학생 김모(20)씨는 "어차피 영상으로만 축제 무대를 볼 텐데, 유튜브와 다를 것도 없을 축제에 학생 돈이 들어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축제를 개최할 시간에 등록금 반환이나 온라인 수업 여건 개선부터 논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들의 반대 여론이 커지자 학교와 총학생회 측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 A대학 총학생회는 "예년 축제 예산의 절반도 안 되는 선에서 온라인 축제를 기획중"이라며 "학교 지원금에서 예산 90% 이상을 끌어오기 때문에 학생들이 낸 자치회비 지출은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 3학년생 박모(22)씨는 "그 학교 지원금도 결국 우리가 낸 등록금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등록금을 반환해 주기 싫으니 축제를 기획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처럼 온라인 축제에 대한 학생들의 반감이 커진 것은 결국 코로나19 사태에서 학교 측이 보여줬던 무신경하고 부적절한 대응이 근본 원인이 됐다. 학교가 제공하는 비대면 교육 수단들이 지나치게 부실했음에도, 등록금 반환 문제에는 전혀 융통성을 보이지 않았던 학교의 모습에 실망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육 인프라 구축을 게을리 해 온 학교에 대한 분노가 온라인 축제로 번진 것"이라며 "기본적인 수업권이 정상화돼야 (축제 등) 다음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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