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0일에도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병역특혜’ 의혹을 “과도한 공세”라고 엄호했다. 청년을 대변한다는 초선 의원 입에서는 "부모자식 관계를 단절해야 하냐"는 식의 발언도 나왔다. 추 장관의 '엄마찬스’ 의혹이 교육과 병역이라는 민심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비판이 비등한데도 여권은 추 장관 비호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추 장관 부부가 아들의 병가 연장을 위해 국방부에 민원을 넣었다는 문건이 공개된 데 대해 “아예 연락을 두절하고 부모자식 간의 관계도 단절하고 살아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며 “군대 행정 부분을 문의해 확인하는 과정을 청탁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두둔했다.
추 장관의 당대표 시절 보좌관이 민원을 제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모가 (유력 정치인이라) 문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보좌관이 행정절차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확인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며 “정치인을 엄마로 둔 아들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었을 것”이라고 감쌌다.
추 장관은 지금까지 아들의 휴가 과정에 일절 관여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하지만 9일 추 장관 부부 가운데 한명이 직접 휴가 민원을 제기했다는 국방부 문건이 공개돼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그럼에도 장 의원은 “부모자식 관계를 단절하라는 것이냐”는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다. 올해 37살 초선으로 각종 인터뷰 때마다 “청년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장 의원이 정권 옹호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야당과 언론이 추 장관 의혹을 부풀리고 정쟁을 키우고 있다는 게 여권의 대체적 인식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추 장관에 대한 무차별적 폭로와 검증되지 않은 의혹 제기로 사회적 논란이 커지는 건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공평무사한 수사로 진실을 밝히면 될 일”이라고 비호했다.
추 장관 의혹에 대한 여권의 안일한 인식은 의원 개개인의 발언에서도 나타난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9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추 장관 아들이 복무한 카투사는 육군처럼 훈련하지 않는다. 그 자체가 편한 보직이라 어디에 있든 다 똑같다”며 “카투사에서 휴가를 갔냐 안 갔냐, 보직을 이동하느냐 안 하느냐는 아무 의미가 없는 얘기”라고 했다.
카투사 현역ㆍ예비역 모임은 즉각 성명을 내고 “국방 의무를 수행 중인 수많은 장병과 수십만 예비역 카투사들의 명예와 위신을 깎아 내렸다”고 성토했다. 우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나라를 위해 헌신한 현역 장병과 예비역 장병의 노고에 늘 감사한 마음”이라며 “이번 일로 상처를 드린 점 깊은 사과 드린다”고 사과했다. 우 의원은 민주당의 86세대를 대표하는 4선 중진 의원이다.
여권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논란성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김남국 의원은 "추 장관 공세는 국민의힘에 군 미필자가 많아서"라고 했고, 정청래 의원은 "김치찌개 주문 독촉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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