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22개 골목상권 업종 대상 조사 결과
상반기 순익 32.9% 줄고, 하반기엔 42%까지 감소 예상
손님 발길 끊겼는데 임대료·인건비는 그대로
"타격을 넘어 업계가 '초토화'상태죠."
한국프로사진협회 교육위원장인 A씨가 뚝 떨어진 업계의 상반기 매출에 한숨을 지으면서 던진 푸념이다. 사진업계로선 성수기인데도 불구하고 손님을 찾아볼 수 없어서다. 그는 "보통 상반기는 졸업이나 입학, 결혼, 가정의 달로 사진촬영 수요가 많을 때인인 올해는 씨가 말랐다"며 "이참에 문화상품권으로 사진촬영 결제가 가능하게 한다든지, 다양한 소상공인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하반기다. 사진촬영업계에선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가 줄었지만, 하반기에는 80%까지 매출 감소폭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더 커져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할 경우 매출 감소폭은 90%까지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골목 상권은 말 그대로 벼랑 끝에 몰렸다.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데다 꼭 필요한 소비 활동은 온라인으로 옮겨간 탓에, 대면 소비 중심의 자영업자들은 매출은 급감하고 임대료·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은 그대로인 상황을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2개 주요 골목상권 업종을 대표하는 협회(조합)을 대상으로 '2020년 상반기 경영실적 및 하반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상반기 순익은 32.9%가 줄었고, 하반기에는 42%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10일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 시에는 순익 감소폭이 52.6%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현 상황이 지속된다는 가정 하에 업종별 하반기 순익 전망을 살펴보면, 집합금지 명령 등으로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유흥음식업이 -100%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온라인 구매 대체율이 높은 반려동물 유통 및 용품업과 계절적 요인·수요 탄력성이 큰 사진촬영업이 각각 -80%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휴게음식업(-78%), 보일러 설비업(-70%), 서점업(-50%), 화원·화훼업(-50%) 등의 실적이 대폭 악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골목상권 협회들은 최근 가장 큰 애로사항에 대해선 코로나19 및 경기위축으로 인한 영업부진(42.9%)을 가장 많이 꼽았고, 임대료·인건비 부담이 각각 21.4%, 17.8%로 조사됐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상반기에 14조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골목상권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며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긴급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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