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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어에 대하여

입력
2020.09.11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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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라는 표준어의 정의는 1988년에 표준어 규정이 개정 고시된 이래 그 내용이 달라지지 않았다.

같은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 여러 개 있으면 소통에 불편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소통의 편리를 위해 대개 하나 혹은 둘(예: 옥수수/강냉이) 정도의 말을 ‘표준’으로 정한 것이 ‘표준어’이다. 시간적으로는 현대, 지역적으로는 서울, 사회적으로는 교양 있는 사람들의 말이라는 것이 바로 표준어를 정한 세 가지 기준이다.

표준어의 정의는 서울 지역어 가운데 교육을 받은 사람이 구사하는 말이라는 의미일 뿐 표준어 사용 여부와 교양인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이 직접 관련된다고 보기 어렵다.

국립국어원에서는 2011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74항목의 추가 표준어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중에는 ‘나래, 내음, 등물, 뜨락, 마실, 맨날, 먹거리, 잎새, 짜장면, 메꾸다, 어리숙하다, 새초롬하다, -길래, -고프다(-고 싶다 준말)’ 등 우리말의 풍부화에 이바지할 친근한 말들이 많다. ‘나래’는 ‘날개’보다 부드러운 느낌을 주며, 문학적 표현에 주로 쓰인다. ‘내음’이나 ‘잎새’도 문학 작품에 주로 쓰인다. 이처럼 비표준어였다가 표준어로 인정된 말들은 비슷한 의미의 말들과 공존하면서 그 나름의 의미와 어감을 지니고 제 몫을 한다.

표준어가 인공 댐의 물이라면, 지역어들은 전국 방방곡곡의 시냇물, 강물, 바닷물 같은 존재이다. 지역어들이 모여 한국어라는 생명수를 이룬다는 점에서 복수 표준어는 좀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

김문오 국립국어원 어문연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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