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수억원대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는 양현석(50)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박수현 판사는 9일 도박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표와 YG 자회사인 YGX 공동대표 김모(37), 이모(41)씨 등 4명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양 전 대표 등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카지노에서 20여 차례에 걸쳐 판돈 4억여원 상당의 바카라ㆍ블랙잭 등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초 검찰은 이들을 약식기소 했으나, 법원이 서면 심리만으로 판단하기에 부적절하다며 정식 재판에 회부하면서 이날 첫 공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 양 전 대표 측 변호인은 도박 혐의에 대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양 전 대표가 상습도박 혐의가 아닌 단순 도박 혐의로 기소된 이유에 대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앞서 경찰은 양 전 대표에게 상습도박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상습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고 단순도박 혐의로만 약식기소했다. 현행법상 도박죄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지만, 상습도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재판부는 수천장에 달하는 증거자료를 제출받고 검찰 측에 "이 정도의 수사, 증거기록이 있는 상태에서 이렇게 (단순 도박죄로) 기소가 된 데 대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며 곧바로 선고 기일을 잡지 않고 재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날 검은색 양복차림으로 출석한 양 전 대표는 재판이 끝나고 법정을 나서면서 "상습도박 혐의는 여전히 부인하느냐", "(본인이 최대주주인) 홍대 주점 관련 횡령 의혹을 알고 있느냐", "비아이(소속 가수) 마약수사 무마 의혹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고 검정색 카니발 승용차에 올라타 법원을 빠져나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