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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만료 하루 전까지 아무말 없는… '참 불친절한' 산은회장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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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만료 하루 전까지 아무말 없는… '참 불친절한' 산은회장 인사

입력
2020.09.09 19: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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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10일 이동걸 회장 연임 발표할 듯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배우한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배우한 기자

10일로 3년 임기가 만료되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거취에 대해 하루 전인 9일까지도 당국은 침묵을 지켰다. 임명권자(대통령)는 물론, 제청권을 쥔 금융당국(금융위원장)까지 꿈쩍하지 않자 시장에선 흔한 하마평조차 나오지 않았다.

결국 이 회장은 10일 연임 발표로, 새 임기를 시작할 태세지만 금융ㆍ산업 정책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거대 국책은행 수장 인선에 대해 정부가 지나치게 불친절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임기 만료일에 거취 결정?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10일 이 회장의 임기를 연장하기 위한 임명제청 등 절차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회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이 회장이 연임하면, 1954년 산은 설립 이후 네 번째, 1994년 이형구 총재 이후 26년만의 연임 사례가 된다. 또 외환위기 이후 3년 임기를 끝까지 채운 사람도 이 회장이 처음이다.

금융권에서는 그간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봤다. 아시아나항공과 쌍용차 등 해결해야 할 기업 이슈가 산적해 있는데다, 이렇다 할 하마평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구조조정 업무 연속성 등을 고려해 이 회장의 연임을 바랬고, 마땅한 적임자도 찾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해당 기업은 물론, 관련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는 구조조정 지휘자(산은 회장)에 대한 시장의 지대한 관심을 고려하면 이번 인사 과정은 불친절하기 그지 없다. 통상 금융권에선 공공기관장 임기 만료 한두 달 전부터 후임자 하마평이 돌며 향후 정책 방향 등에 대비한다. 이 회장 역시 정권교체로 동명이인인 이동걸 전 회장의 교체 가능성이 커진 2017년 7월부터 9월 내정 당시까지 꾸준히 하마평에 올랐다.

국책은행의 ‘깜깜이’ 인사 시스템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책은행 수장은 인사추천위원회 없이 금융위원장이나 기획재정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게 절차의 전부다. 이는 전임자 임기 만료 2~3개월 전부터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라 임원추천위원회를 꾸리고 주요 후보군을 공개하는 시중은행들과 대조적이다. 안정적 지배구조를 시장과의 신뢰 구축 수단으로 삼는 최근 흐름과도 배치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2017년 말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금융 공공기관장 선임에 검증과 절차 투명성을 높일 것을 권고했지만, 올해 초 기업은행장과 이번 산은 회장 연임 과정 등에서 보듯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 매각 무산 대책이 첫 연임 과제될 듯

이 회장의 연임 후 첫 행보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노딜'에 따른 후속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11일 열리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에 참석해 아시아나항공 매각무산에 대한 '플랜B' 내용을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같은 날 오후에는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 여부를 의결하는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심의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기안기금 투입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충격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경영을 정상화한 뒤 향후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항공업황이 '시계제로'에 빠져있어 매각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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