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강수량 3위 기록... 중부ㆍ제주 최장 장마
6월 평균기온이 7월 앞지르는 기상이변
올여름 강수량 예측은 700㎜내외로 크게 어긋나
올해 여름철(6~8월) 강수량이 지난해의 2배로, 역대 3위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상 처음으로 6월의 평균기온이 7월을 앞지르고, 중부지방과 제주도는 장마 최장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전국적으로 기상 이변이 속출한 여름이었다.
기상청은 9일 발표한 '2020년 여름철 기상특성'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올해 여름철 강수량은 1,007.0㎜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여름 강수량인 493.0㎜의 두배에 달한다. 역대 여름 강수량 1위는 2011년(1053.6㎜), 2위는 1987년(1037.4㎜)이었다.
중부지방과 제주도는 최장 장마일수도 경신했다. 중부지방 장마는 54일(6월 24일~8월 16일)간 이어져 49일(2013년)을 밀어내고 역대 1위에 올랐다. 제주도 역시 49일(6월 10일~7월 28일)로 가장 오래 장마가 지속된 해에 꼽혔다. 올해 여름 비가 내린 날인 강수일수는 45.8일(4위), 하루에 80㎜ 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진 날은 3일(1위)로 이들 모두 역대 기록 상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 5월 기상청이 내놓은 2020년 여름철 전망과 배치된다. 기상청은 당시 "올해 여름철 강수량은 평년(678.2~751.9㎜)과 비슷하거나 적겠으나 태풍과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국지적 집중호우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예보한 바 있다. 7월 말 장마가 끝난 후 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어지겠다고도 했다.
기상청은 이에 대해 "시베리아 이상고온으로 7월 북극 해빙 면적이 1979년 이후 최저를 기록, 북쪽으로부터 찬 공기의 유입이 잦았다"며 "이 때문에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쪽 확장이 지연, 우리나라 부근에서 장마전선이 지속해서 활성화해 장마철이 길게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럽게 쏟아진 비에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부산에서는 지난 7월 시간당 87㎜의 폭우로 3명이 사망했고, 대전은 시간당 79㎜의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1명이 숨졌다. 8월 1일~8월 16일 폭우와 태풍 '장미'로 인한 집중호우로 38명이 목숨을 잃고, 4명이 실종됐다.
올해는 6월 평균기온이 7월 평균기온보다 높은 이례적인 현상도 나타났다. 6월 전국 평균기온은 22.8도로 1973년 이후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됐다. 그러나 장마가 한창이던 7월 평균기온은 22.7도로 손꼽히게 선선했던 7월(평균기온 하위 5위)이 됐다. 8월은 또 다시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26.6도를 기록, 평년(25.1도) 기온을 웃돌았다. 6, 7, 8월이 들쑥날쑥한 평균기온 분포를 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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