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가족 모임, 강동구 콜센터, 송파구 물류센터 집단 감염 경로 공통점은 '식사'?
확진자수 줄었지만 감염률은 크게 낮아지지 않아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에도 가족이나 지인 모임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회와 도심 집회로 시작된 지역 사회 2~3차 연쇄 감염이 무증상 연결 고리를 타고 일상으로 파고들자 서울시는 가족 및 지인 간 소모임 자제를 당부했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서울 관악구 가족모임 관련 추가 확진자가 1명이 발생, 총 환자수는 6명으로 증가했다. 가족이 모여 경기 고양시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한 뒤 가족과 식당 직원이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아 집단 감염으로 분류된 사례다.
영등포구 지인 모임에선 이날 기준 총 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영등포구 한 상가 내 상인 모임에서 지난 2일 첫 확진자 나온 뒤 7명이 잇따라 확진됐다. 당시 일부 확진자들은 상가 휴게실에서 함께 차를 마셨던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일부 방역 전문가는 코로나19 전파의 가장 위험한 확산 경로로 '식사'를 꼽았다.
자치구 역학조사 담당자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가까운 부부도 한쪽이 먼저 확진됐는데 배우자가 감염이 안 돼 알아보니 밥을 같이 먹은 적 없는 사례였다"며 "확진자와 밥을 먹은 접촉자의 경우 30~40% 정도가 뒤에 꼭 추가 감염되더라"고 말했다. 마스크를 벗고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취식을 하는 게 감염병에 그만큼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방역당국은 최근 집단 감염이 발생한 강동구 소재 콜센터와 송파구 소재 물류센터 감염 경로 중 하나로 '식사'를 추정하고 있다.
이날까지 22명의 환자가 발생한 콜센터에선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 일부가 함께 사무실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고, 9명의 환자가 나온 물류센터에서도 역시 첫 확진자 등 일부 직원이 함께 식사한 것으로 역학조사 결과 파악됐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선 식사 모임 등 소모임을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에선 영등포구 '일련정종' 등 7곳에서 집단 감염이 이어졌다. 산발적인 소규모 감염이 지속되고 있는데 정부는 이날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가능성을 내비쳐 성급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단순 확진자 수는 줄었지만, 대규모 확산이 이뤄진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확진율이 눈에 띄게 줄지 않아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2주 새 서울에서 검사 대비 확진율이 가장 높은 날은 67명의 환자가 발생한 지난 7일(3.2%)로, 불과 이틀 전이었다. 신규 환자가 두 배 많이 발생한 지난달 26일(154명ㆍ2.4%)보다 오히려 0.8%포인트가 높아 감염 위험도는 낮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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