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경합주 플로리다서 바이든 따라 잡아
선거자금 부족 탓 "사재 투입할 것" 전망도
폭력 부각 전략은 2016년만큼 먹히지 않아
2020년 미국 대선 가을 선거전 초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에 낙관과 비관이 교차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격전지 플로리다주(州)에서 경쟁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캠프는 고무됐다. 하지만 선거자금 부족이 발목을 잡는 양상이다. 또 폭력 위험 부각 전략이 2016년 대선 때만큼 먹히지 않는다는 분석도 재선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를 잇따라 방문했다. 플로리다에선 멕시코만 일대 해상원유 시추 금지 확대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나는 위대한 환경보호론자”라는 주장도 폈다. 플로리다주 선거인단은 29명으로 6개 주요 경합주 중 가장 많은 인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주소지까지 뉴욕에서 플로리다 팜비치로 옮길 정도로 공을 들이는 지역이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이날 공개된 NBC방송ㆍ마리스트대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와 48% 동률을 기록했다. 등록 유권자 조사에선 48% 대 47%로 바이든 후보를 오차 범위 내에서 오히려 앞서기도 했다. 지난달 초만 해도 평균 6%포인트 정도 격차를 벌렸던 바이든 후보를 거의 따라 잡은 분위기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희망적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루 전 캠프 자금난 보도 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재를 투입할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그래야 한다면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2016년 대선 때도 사재 6,600만달러(약 785억원)를 내놓은 적은 있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이 선거 승리를 위해 개인 재산을 쓰는 경우는 없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선거자금 부족 탓인지 효과적인 TV 네거티브 광고 공세를 펼치며 바이든 후보를 압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폭력’ 이슈를 띄우며 안전을 희구하는 교외 유권자 공략에 나섰지만 4년 전 만큼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2016년 선거전 내내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을 넘어온 불법 이민자들은 ‘성폭렴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잠재적 전쟁 범죄자” 등의 과격한 주장을 서슴지 않았다. 이런 공세 덕분에 불안을 느낀 교외 백인 유권자 지지가 몰렸고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전에선 흑인 인종차별 시위 폭력 문제를 ‘법과 질서’ 프레임으로 공격해도 반향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일간 뉴욕타임스는 “민주당이 하원에서 41석을 더 많이 얻은 2018년 중간선거 때부터 공화당의 유권자 공포 유발 전략은 먹히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건강 이슈가 부각되면서 공화당 집권 시 보건서비스가 악화할 가능성에 대해 교외 유권자들의 걱정이 더 크다는 설명도 내놓았다.
바이든 후보 역시 과격한 시위와 약탈 양상에는 선을 그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를 차단하고 있다. 또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을 반면교사 삼아 외국 정부 관계자들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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