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의원 문제제기에 대해 "AI가 편집했다"는 포털
페이스북 통해 "압력 넣은 국회의원만큼이나 무책임해"
"AI 감사시스템 안 갖추면 기계에 의한 차별" 우려

포털사이트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 전 쏘카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재웅 전 쏘카 대표이자 포털사이트 다음 창업자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공지능(AI)의 뉴스 편집도 가치중립적이지 않다"며 "(포털사이트는)어떤 가치판단을 가지고 어떻게 뉴스편집을 하도록 설계된 AI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 관련 기사가 포털사이트 다음의 메인페이지에 배치된 것을 두고 보좌진에게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하세요"라며 불만을 제기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과 관련, 자신의 주장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먼저 "포털을 자기에게 유리한 뉴스만 보도되도록 압력을 넣는 것은 국회의원이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하지만 과연 뉴스편집을 AI가 전담하면 뉴스의 중립성은 괜찮은 걸까"라고 반문했다. 윤 의원의 문자메시지 내용이 보도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모든 뉴스 편집은 100% AI가 담당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한 문제제기인 것이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나선 가운데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호영 원내대표 연설 내용이 곧바로 포털사이트 다음 메인 페이지에 올라온 것과 관련해 불만을 제기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뉴스1
그는 규칙기반이나 학습기반의 AI 모두 가치중립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AI가 채용면접을 진행할 경우, 규칙기반 AI는 설계자가 결정한 학점, 외모, 수능성적, 동아리·리더십 경력에 각각 다른 비중을 설정하면 그에 맞게 점수를 주게 된다. 즉 설계자가 면접을 진행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뜻이다. 또 학습기반 AI 역시 전 사원의 데이터를 분석해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추출했다 하더라도 이 회사 직원의 성별비율, 출신학교 비율 등을 AI가 학습하기 때문에 완전히 가치중립적인 판단을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근거로 그는 "AI시스템이 어떻게 그런 판단을 했는지 들여다보고 분석해보지 않고 AI시스템이니까 중립적이라고 답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윤 의원의 문제 제기에 대한 포털의 'AI가 했으니까 우리는 중립적이다'라는 이야기도 윤 의원의 항의만큼이나 무책임한 답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뉴스편집은 물론 대출심사, 채용면접, 입학심사, 자율주행 등 다양한 AI가 사람을 평가하거나 사람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그 시스템이 우리 사회의 문화나 윤리를 잘 반영하는가 분석하고 감사해 볼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알지 못하는 편향이나 차별을 기계에 의해 강요받고도 책임을 묻지 못하는 슬픈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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