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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로부터 자금 조달... 처량한 신세 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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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로부터 자금 조달... 처량한 신세 화웨이

입력
2020.09.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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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의 한 화웨이 매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직원이 통화를 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중국 베이징의 한 화웨이 매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직원이 통화를 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가 직원들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처량한 신세가 됐다. 미국의 초강력 제재로 인한 위기의 단면이다.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다른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의 무역제재 속에 화웨이가 직원들로부터 자금 조달에 나선다"면서 "5년 이상 근무한 임직원은 5년간 급여 25%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자사 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전 세계 20만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자사주 매입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5월부터 미국 정부로부터 강도높은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는 미 기업들과의 거래가 중단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화웨이가 직원들에게까지 손을 벌린 결정적인 이유는 막대한 규모의 연구개발(R&D) 비용 때문이다. 지난해 R&D 예산은 총수입의 15.3%인 1,317억위안(약 23조원)에 달했다. 전 세계 기업들 가운데 5위 규모로 1만6,000여개의 글로벌 특허 획득의 기반이 됐다. SCMP는 "이번 자사주 매입 활성화 정책으로 화웨이가 R&D 분야 신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화웨이는 비상장사로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를 포함해 10만4,000여명의 전ㆍ현직 임직원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화웨이의 미래는 갈수록 암울해지고 있다. 사실상 전 세계 모든 반도체 부품 업체들과의 거래가 어려워지는 미국의 제재안이 오는 15일부터 발효되기 때문이다. 화웨이로선 비축해둔 반도체 부품이 모두 소진되면 생산라인을 멈춰야 할 수도 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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