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병원 전공의, 전임의? 병원 복귀
전공의단체 새 집행부 "의견수렴 중" 불씨
의대 교수들도 "젊은 의사들 돌아오라"
새로 꾸려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장시간 회의 끝에 집단 휴진을 중단하고 진료현장 복귀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지난달 21일부터 무기한 집단휴진을 시작한 지 19일 만에 전공의들이 전원 진료현장에 복귀하게 됐다.
9일 대전협 새 비대위에 따르면 전날 저녁부터 다음날까지 이어진 대의원회의에서 전공의들의 전원 업무 복귀에 의견을 모았다. 전공의 업무복귀 시점은 9일 오전 7시다.
일각에선 당초 이날 새로운 비대위 출범 소식에 전공의 업무 복귀 결정이 뒤집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새 비대위에서도 전임 대전협 비대위와 동일한 결정을 내리면서 의료 현장의 우려도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집단휴진을 이어왔던 전공의(인턴ㆍ 레지던트) 대부분은 의료 현장에 복귀한 상태였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전공의 수련기관 200곳 중 140곳의 전공의 근무현황을 집계한 결과 소속 전공의 9,653명 중 3,158명(32.7%)이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까지 휴진한 전공의가 전체의 72.8%에 달했지만, 하루만에 대부분의 전공의들이 복귀한 것이다.
특히 소위 ‘빅5’로 불리는 서울 주요 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의 전공의들이 전원 복귀를 결정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469명의 전공의가 모두 복귀하기로 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며 “9일 오전 6시부터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브란스 전공의들은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일부 진료과만 현장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료과별로 파업을 지속할지 의견이 엇갈려 공식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으나, 논의 끝에 이날 오후 전원 복귀를 결정했다.
이밖에 이대목동병원, 고려대의료원, 충북대병원, 아주대병원, 건양대병원, 동아대병원 등 전국 주요 병원 전공의들도 병원에 돌아가기로 했다. 아직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일부 병원 전공의들은 집단행동 유지 여부를 놓고 계속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은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벌이는 동안 외부 활동이 잦았던 만큼 코로나19 진단 검사 후 음성 판정이 나오는 순서로 업무에 배치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은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다중이용시설 등을 이용한 전공의들만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하고, 그 외 병원에 머물렀던 전공의들은 이날 오후 업무에 투입시켰다. 서울대병원은 증상이 있는 전공의만 검사를 받도록 했다.
전공의들이 돌아왔지만 파업의 여파로 연기됐던 입원, 수술 일정이 정상화되는 데는 최소 2주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외래 및 수술 건수는 이번주 후반에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입원 및 수술이 미뤄졌던 환자들을 모두 진료하는 데 최소 2주 정도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병원에서 수련을 마치고 세부 전공을 수련하는 전임의(임상강사ㆍ펠로)들도 빠짐없이 병원 복귀를 이어갔다. 전국전임의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8일부로 그간 필수 의료를 지켜준 동료들과 환자들 곁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이날 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응답한 수련기관(140곳)의 전임의 2,536명 중 휴진한 전임의는 34명(1.3%)에 불과했다. 전날만 해도 447명이 휴진(전체 전임의의 19.2%)에 동참했으나 대부분 돌아간 것이다.
이와 관련 파업 초기부터 전공의를 지지했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입장문을 통해 “우리 교수들은 바른 의료와 진료 정상화를 위해 젊은 의사의 복귀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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