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원내대표 "수출하는 키트 우리도 쓰자" 주장에
질본 "PCR 검사법에 비해 코로나 민감도 떨어져" 난색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를 전 국민에게 보급하자고 주장한 데 대해 방역당국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검사 정확도가 낮아 자칫 환자를 놓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8일 브리핑에서 주 원내대표 제안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자가진단 키트가 항원이든 항체이든 민감도나 특이도와 관련해서 어느 정도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코로나19 검사와 관련해서 (항체나 항원을 이용한 자가진단 키트의) 민감도가 90%라 하더라도 10%나 되는 진짜 환자를 놓치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방역망에서 벗어난 극소수가 집단감염을 일으키는 코로나19의 특성상 민감도, 즉 정확도가 낮은 항원ㆍ항체 진단검사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권 부본부장은 “자가진단 키트로 유전자 증폭(PCR) 방식을 대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코로나19 방역에 있어서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라고도 했다. 다만 “만약 키트 개발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을 하고, 식약처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허가를 낸다면 이후 (보급을)검토해볼 수 있는 사안”이라고 여지는 남겼다.
코로나19 검사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반응해 몸 속에 항원ㆍ항체가 남는데, 이런 항원ㆍ항체가 있는지 살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항원ㆍ항체 검사법이 한 가지다. 다른 방식은 콧속에서 채취한 검체의 유전자를 증폭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있는지 확인하는 PCR 검사법이다. PCR 검사는 정확도가 높은 반면 비용과 시간이 더 들고, 항원ㆍ항체 검사는 비용이 저렴하며 검사 시간이 짧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방역당국은 현재 PCR 검사법을 표준 검사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우리나라는 전 세계 100개 이상의 나라에 우리의 자가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이 자가진단키트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질병관리본부가 식약처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가진단키트는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단점은 있지만, 가격이 PCR 방식의 8분의 1에 불과하고 검사 시간은 15분 정도”라고 설명하며 “국민 스스로 자신과 가족을 지킬 수 있도록 전문가를 중심으로 신속히 병용 여부를 결정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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