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자신에게 개인 교습을 받던 여성 무용전공생을 성추행한 유명 남성 무용수에게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무용수 류모(50)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류씨는 2015년 4월과 5월 당시 20대 초반이던 무용 전공학생 A씨를 4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류씨가 A씨에게 옷을 벗으라고 강요하거나 억지로 성적인 관계를 시도하려 했다고 봤다. 이에 대해 류씨는 재판에서 “합의된 관계였다”거나 “나는 무용계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이 아니어서 학생은 원하면 언제든지 교습을 그만둬도 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법원은 류씨를 유죄라고 판단했다. 1심은 류씨에게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하는 상태를 알고도 이를 이용해 애정표현을 빙자해 추행했다"며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당시 1심은 "류씨는 수강생인 피해자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이 있다"며 "피해자는 장래를 위해 류씨에게 배울 수밖에 없어 류씨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칠 권위가 있다고 여겼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무용계의 엄격한 상하 질서는 류씨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피해자는 류씨를 자신이 존경하는 안무가로 생각할 뿐 신체접촉을 용인할 정도로 이성적 호감을 가졌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2심 재판부도 "류씨는 피해자의 대학 과정 교수로 이 사건 당시 보호감독자 지위가 충분히 인정된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평소 존경하는 류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매우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결국 무용가의 꿈을 접었다"며 "류씨는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전혀 없이 변명만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대법원도 1ㆍ2심 판단을 유지해 징역 2년형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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