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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제재 회피'... 北, 中 허위 회사 내세워 베냉에 동상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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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제재 회피'... 北, 中 허위 회사 내세워 베냉에 동상 수출

입력
2020.09.08 15:45
수정
2020.09.08 20:11
0 0

"北 만수대창작사가 베냉에 '아마존'상 건립"
유엔 안보리, 2016년 북한의 동상 수출 금지

지난달 아프리카 베냉 현지 언론에 소개된 '아마존' 동상 건립 소식. VOA 방송은 8일 이 동상 건립 주체가 북한 만수대창작사라고 보도했다. 베냉플러스 캡처

지난달 아프리카 베냉 현지 언론에 소개된 '아마존' 동상 건립 소식. VOA 방송은 8일 이 동상 건립 주체가 북한 만수대창작사라고 보도했다. 베냉플러스 캡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명단에 올라 있는 북한 만수대창작사가 아프리카 베냉의 대형 동상 건립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은행 감독체계가 허술한 아프리카 대륙에 거대 동상을 수출하는 사례가 잇달아 지적되고 있어 더 심각한 제재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8일 "중국 '베이징 후아시 샹췬 문화예술회사'가 베냉에서 건립 중인 것으로 알려진 '아마존' 동상의 제작사가 중국이 아닌 북한의 만수대창작사"라고 보도했다. 베냉의 상업 중심지 코토누에 세워지고 있는 30m 높이의 아마존 동상은 베냉의 전신인 다호메이왕조의 여군 부대 '다호메이 아마존'이 주인공이다.

VOA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알려진 중국 제작사가 사실은 만수대창작사가 허위로 내세운 회사"라고 전했다. 만수대창작사와 이의 해외사업 부문인 만수대해외개발회사그룹(MOP)은 유엔과 미국 등의 제재 대상이어서 중국 업체를 내세우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동상 여러 부분의 주물 작업이 중국에서 이뤄진 뒤 베냉에서는 조립이 진행 중"이라며 "현재 동상 건립 현장에는 북한 측 직원들이 관리와 감독 역할을 하며 상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VOA는 "동상 건립 사업자가 만수대창작사라면 이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1959년 설립된 만수대창작사는 북한 내 최고 수준의 예술가 1,000여명을 비롯해 4,000여명이 고용돼 평양 만수대의 김일성 전 주석 동상 등 거대 동상과 벽화ㆍ현수막 등 선전물을 제작해왔다. MOP는 아프리카 등지에서 대형 동상을 건립하며 외화벌이 활동을 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2016년 결의 2321호를 통해 모든 회원국에 북한의 대형 조형물을 수입하지 못하게 했고, 이듬해 MOP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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