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멍청, 해리스 무능"... 직설적인 비난
"코로나19 백신 생산, 10월 내 가능할 수도"
"中은 우리 등쳐먹고 독일은 우리 뜯어먹어"
본격 유세 앞두고 지지층 결집 의도한 도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동절 연휴인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깎아내리기를 시작으로 '중국 때리기'에 미 국방부 고위인사 비난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았다. 미 언론들은 그의 언사를 두고 "회견 내내 싸늘했다"고 평가했다. 본격적인 대선 유세를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의도적인 도발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멍청한 사람(바이든)', '무능한 사람(해리스)' 등 직설적인 비난을 주저하지 않았다. 또 "바이든은 우리나라가 바이러스에 굴복하기를, 우리 가족들이 과격한 좌익 무리에게 항복하기를, 우리의 일자리를 중국에 내주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은 이 나라와 경제를 망칠 것"이이라며 "바이든이 이기면 중국이 이기고 중국이 우리나라를 장악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바이든 후보를 '중국의 (체스판) 졸때기'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희망도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 리더십 아래에선 기록적인 속도로 백신을 생산해낼 것"이라며 "백신 개발은 매우 빠른 시간 내에 이뤄질 수 있고 10월 안에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백신 개발 약속에 의구심을 드러냈던 해리스 후보를 겨냥해선 "신중하지 못하게 반(反)백신 레토릭을 쓰는 데 대해 즉시 사과해야 한다"면서 "과학을 해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중국을 위시해 다른 나라들로도 불똥이 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나라도 중국이 해온 것처럼 우리를 등쳐먹은 나라는 없었다"면서 "그들과 거래하지 않으면 수십억달러를 잃지 않을 것이고 그걸 '디커플링(탈동조화)'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가 준 돈을 군대 강화에 쓰고 있다", "디커플링이든 엄청난 관세를 부과하든 우리는 중국 의존을 완전히 끊을 것이다" 등의 발언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친구든 적이든 관계없이 모든 나라가 우리나라를 뜯어 먹었다"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도 거론했다. 그는 "특히 독일은 나토 비용을 지불하는 데 있어 채무불이행"이라며 "이는 결국 우리가 이를 지불해야 한다는 뜻인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 일자리와 세금을 다른 나라들이 빼앗아간다는 주장을 펼쳐 바이든 후보를 견제하고 '러스트벨트(중서ㆍ북동부의 쇠락한 공업지대)' 주요 경합주(州) 유권자를 끌어안겠다는 전략이다.
군 관련 언급도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전용사 조롱' 논란을 거듭 해명하면서 곧바로 국방부 고위인사들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먼저 미군 참전용사들을 '패배자'와 '호구' 등으로 비하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오직 짐승이나 그런 소리를 한다"고 다시 한번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군 병사들은 나를 엄청 좋아하지만 국방부 고위인사들은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왜냐하면 그들은 폭탄과 비행기를 만드는 회사들을 행복하게 해주려 싸움을 원하는데 나는 전쟁을 끝내려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미 CNN방송은 "(인종차별 항의시위 대응을 위한) 군대의 각 도시 배치 문제, 남북전쟁 당시 남군 장군의 이름을 딴 기지 이름 변경을 두고 최근 긴장이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앙금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미 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불만을 품고 교체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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