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개천절 광화문 집회' 예고에
장제원·김기현·김병민·원희룡 잇따라 "집회 반대"
일부 보수단체가 다음달 3일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준비 중인 가운데, 야권에서도 집회 자제를 당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명을 바꾼 국민의힘이 광복절 광화문 집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했던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보다 강경한 선긋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보수단체를 향해 "10월 3일 광화문 집회에 나가시는 것은 자제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아직도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광화문 집회를 하게 되면 오히려 문재인 정권이 자신들의 방역실패에 대해 변명하고 면피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며 "많이 부족하고 가진 힘도 없지만, 저희 '국민의힘'을 조금만 더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김기현 의원은 집회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우려를 드러냈다.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의원은 "추석마저도 이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는 정부의 의견이 개진되고 있는 마당이어서 개천절에 대규모 집회를 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적인 분노나 현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 의지 같은 건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만, 다른 분들에 대한 배려도 좀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을 한다"며 "대규모 집회를 자제하는 것이 도리"라고 강조했다.
지도부도 나섰다. 김병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 걱정이 커질 뿐 아니라 사회적 혼란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며 "공동체의 건강과 안녕을 해하는 집회는 이념과 목적을 떠나서라도 허용돼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광장에 나서지 않더라도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얼마든지 의사 표현이나 정부 비판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광화문 집회 당시 당 지도부가 미온적 태도를 보여 일부 당원들이 집회에 참석했다고 지적하며 단호한 조치를 주문하고 나섰다. 원 지사는 "공동체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보수의 제1 가치"라며 "보수를 참칭하며 공동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체의 시도는 당과 지지자들이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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