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투자 중인 외국인투자자들이 8월 한달 간 상장주식 1조66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 연속 순매도세를 마치고 7월에는 순매수로 전환했지만 한 달만에 다시 '팔자'로 돌아선 것이다.
7일 금융감독원의 '2020년 8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상장주식 1조660억원(코스피 7,810억원 코스닥 2,850억원)을 순매도해 8월말 기준 589조2,000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순매수 전환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순매도를 한 것이다.
앞서 외국인은 지난 2월 3조2,250억원을 순매도를 시작으로 3월(13조4,500억원), 4월(5조3,930억원), 5월(4조620억원), 6월(4,200억원)까지 5개월 동안 26조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그러다 지난 7월 5,820억원을 순매수하며 6개월 만에 다시 한국 주식을 사들인 바 있다.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9월 1일 이뤄진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 조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수를 따라 투자하는 외국계 펀드가 많은데, 지수에 편입할 종목을 조정하기에 앞서 지수 관련 한국 종목을 매도했다는 것이다. 실제 외국인은 MSCI 지수에서 제외될 경우를 염두에 두고 MSCI 지수 조정을 앞두고 관련 종목을 기계적으로 파는 경향이 있다.
다만 MSCI 지수 조정만으로 1조원 규모의 외국인 순매도를 설명하기엔 부족하다는 의견이 상당수다. 결국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 위축에 대한 경계심이 올라간 탓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8월 27일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2%에서 -1.3%로 1.1%포인트 하향 조정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위기감을 증폭시킨 것도 작용했다는 해석이 더해진다. -1.3% 성장률은 외환위기 때였던 1998년 -5.1%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 기록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8월 말일에는 MSCI 지수의 리밸런싱을 앞두고 외국인의 기계적 매도물량이 많았고, 8월 한은에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것에 대한 실망감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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