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기술 개발·생산 관련 '로드 러너' 프로젝트
단가 낮추고 에너지밀도 높이는 기술 등 공개할 듯
"2차 전지 업계 도약 계기 될 것"
전기차 양산을 통해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지각변동을 몰고 온 테슬라가 전기차의 핵심 요소인 배터리 업계에도 게임 체인저로 등장할 조짐이다. 테슬라가 사상 처음으로 개최하는 '배터리 데이'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다. 테슬라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배터리 데이 행사를 전세계에 온라인으로 생중계한다. 업계에선 이날 테슬라의 자체 배터리 청사진인 '로드 러너' 프로젝트와 함께 획기적인 배터리 성능 향상 기술까지 공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핵심 경쟁력 '배터리', 테슬라가 직접 만든다
전기차에서 배터리는 원가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부품이다. 그간 업계에선 자동차 생산업체가 배터리까지 직접 생산하는 건 무리라고 봤다. 완성차에 버금가는 기술 개발 및 생산 설비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최근 국내 배터리 생산업체들과 잇따라 만나며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처럼 자동차 업계는 자체 생산보다 제휴와 협업을 통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테슬라는 다른 길을 택했다. 이는 최근 테슬라가 인수하거나 기술 제휴을 맺은 기업들의 면면을 통해 확인된다. 테슬라는 2016년 고에너지밀도, 장수명, 저비용 리튬 배터리 개발과 관련해 제프 단 캐나다 댈하우지 대학의 물리학과 교수와 손잡은 데 이어 관련 업체를 잇따라 인수했다. 실제 지난해 캐나다 배터리 제조업체인 하이바 시스템을,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 해당하는 건식 전극 제조 공정을 소유한 울트라 캐퍼시터 생산업체인 맥스웰 테크놀로지가 연이어 테슬라 품으로 들어왔다. 테슬라는 또 지난해부터 배터리셀 제조 관련 인력 채용 공고를 내고 우수 인력 모집에도 나선 상태다.
업계에선 현재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약 3년 이후 배터리 사업까지 장착한 테슬라의 파괴력은 상당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주행거리 늘리고, 생산 단가 낮추는 핵심 기술은?
테슬라가 배터리에 집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배터리의 주행거리를 늘리면서, 생산단가를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전기차도 보조금 없이 내연기관 자동차만큼의 가격경쟁력을 가지는 게 급선무다. 그래야만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전기차 구매에 지갑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이번 행사에선 하이니켈 양극재에 맥스웰의 건식 기술과 실리콘 나노와이어음극재를 사용해 에너지밀도를 향상시킨 기술력이 공개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테슬라는 기존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비해 원가가 낮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차세대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FP 배터리는 NCM 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은 높지만 에너지 밀도가 떨어져 주행거리를 늘리기 어려웠다. 하지만 테슬라는 중국 배터리 업체인 CATL과 함께 기존 배터리보다 수명이 5배 정도 긴 이른바 100만 마일(약 160만km) 배터리라 불리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테슬라는 기존의 흑연 음극재를 대체할 수 있는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배터리 성능을 개선하는 소재로 주목받아 왔다. 테슬라는 이미 지난 4월 미국 특허청에 실리콘 음극재를 사용한 배터리 기술에 대한 특허를 받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떤 기술이 공개될지는 모르겠지만 배터리 데이는 2차 전지 업계 전반의 도약을 촉발하는 계기로,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을 대체하는 시기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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