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파죽지세의 '신바람 야구'로 선두 NC의 장기 집권을 무너뜨리기 직전까지 갔다. 26년 간 담아두었던 '대권' 도전의 꿈도 솔솔 피어 오르고 있다.
지난 6월에도 2위까지 오른 적 있지만 100경기를 넘긴 지금 시점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LG는 8월 이후 최강팀이다. 8월부터 6일까지 승률 7할대(0.702ㆍ19승2무8패)의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김현수 로베르토 라모스 홍창기가 주도하는 타선에 철옹성 같은 불펜, 견고하게 돌아가는 선발진까지 약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LG는 1994년 통합 우승을 마지막으로 단 한 번도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양대리그 체제였던 2000년 매직리그 1위에 오른 적 있지만 단일리그 체제에선 1994년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LG팬들을 가장 설레게 했던 때는 2013년이다. 김기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년째였던 당시 LG는 5월 말부터 치고 나가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1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까지 바라볼 기세였다. 100경기 이상을 치른 시점에서 1위에 올랐던 시기도 이때가 마지막이다. 2013년 9월 19일, 118경기 시점까지 70승48패를 기록, 1위에 올라 있었다. 베테랑을 중용한 김 감독의 용병술이 주효했다.
2~4위를 놓고 정규시즌 최종일에 갈린 운명의 순위 결정전에서 2위를 차지했지만 막판 뒷심 부족으로 1위를 놓친 게 아쉬웠다.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 무기력하게 패했는데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더라면 승산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지금도 회자된다.
당시 LG의 꿈을 가로막은 이가 다름 아닌 삼성 지휘봉을 잡고 있던 류중일 LG 감독이다. 감독 3년째 초년병이었지만 LG의 '반란'을 저지하며 통합 3연패를 달성하고 '명장'의 반열에 올라섰다. 7년의 세월이 지나 이젠 경쟁 상대였던 LG의 '우승 청부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선수와 코치들을 믿는 야구로 무탈하게 팀을 이끌고 있다.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은 LG는 여기까지 온 이상 이번 시즌을 우승 적기로 꼽고 있다. 2013년처럼 갈수록 전력이 탄탄해지고 있으며 그때처럼 적절한 '신구조화'가 이뤄져 구단과 선수단, 팬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상위권 순위 판도도 2013년처럼 치열해 아직은 안심할 수 없지만 차우찬 이천웅 김민성 등 투타 핵심 멤버가 부상에서 돌아오면 한번 더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류 감독은 "팀이 완전체가 된다면 누구를 쓸지 행복한 고민이 시작될 것 같다"고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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