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서 홧김에 친 공 선심 맞아
…"고의 아니었지만 매우 잘못된 행동" 사과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3ㆍ세르비아)가 메이저 대회 US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공으로 심판 목을 맞혀 어이없이 실격패 당했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연승 행진을 29경기에서 허무하게 마쳤고, 단일시즌 연승 행진도 26경기에서 마무리했다.
조코비치는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어이 없는 실수로 세계랭킹 27위 파블로 카레노 부스타(스페인)에 실격패 했다.
사건은 조코비치가 이날 1세트 게임 스코어 5-4로 앞선 채 맞은 상대 서브 게임에서 40-0의 세트 포인트 기회를 잡았음에도 5차례 연속 포인트를 내줘 게임 스코어 5-5 타이를 내줬고,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도 져 5-6으로 밀리며 세트를 잃을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벌어졌다.
다소 평정심을 잃은 듯한 조코비치는 베이스라인 뒤로 공을 쳐 보냈는데, 이게 여성 선심의 목에 제대로 맞고 말았다. 조코비치는 공이 선심 목에 맞는 모습을 본 직후 달려가 사과했으나, 선심은 목을 감싸 쥔 채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이후 경기는 중단됐고, 심판은 조코비치의 실격패를 선언했다. 고의가 아니었다는 조코비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코비치가 의도적으로 선심에 해를 가하고자 한 장면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실격 사유에 해당된다. ESPN에 따르면 2017년 데이비스컵에서 데니스 샤포발로프(캐나다)가 실수로 심판 얼굴을 공으로 맞춰 실격 당한 바 있고, 이에 앞서 1995년 윔블던에서는 팀 헨먼(영국)이 복식 경기 중 볼걸을 맞췄다가 마찬가지로 실격 당했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탈락한 것은 물론, 그간 승리로 받은 상금을 벌금으로 반납하게 됐다.
실격패 이후 조코비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결코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매우 잘못된 행동이었다”며 “US오픈 대회 주최측에 사과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선수이자 한 명의 사람으로 발전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며, 탈락에 따른 실망감도 잘 추스르겠다”고 밝혔다.
2020년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즌이 중단됐다 재개하는 등 악조건 속에서 맹활약 해 온 조코비치지만, 다른 사람 한 번 겪기도 어려운 일들을 수두룩하게 겪은 이번 시즌 독보적인 ‘이슈메이커’로 자리매김 하는 모습이다.
그는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던 지난 6월 굳이 미니투어 대회를 열고, 관중까지 받았다가 본인은 물론 미국프로농구(NBA) 덴버 너기츠의 니콜라 요키치(25) 등 대회 참가자들의 감염이 이어져 국제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최근까진 프로테니스선수협회(PTPA) 결성을 예고하면서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등 다른 스타선수들과 의견충돌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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