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거리 이동없이 거주지 대학서 수강?
비대면 수업 질 저하 예방 등 기대
거점 국립대 추진 후 사립대까지 확충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게 교육의 패러다임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학생들이 집을 떠나 굳이 멀리 이동할 필요없이 어디서든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전북대학교 김동원 총장이 7일 비대면 시대를 맞는 새로운 대학교육 방식으로 '학사 교류'를 제시하고 나섰다. 현행 10~20명 소수 학생을 대상으로 맞교환 방식으로 진행하는 '학점교류'를 과감하게 탈피해 대학 간 문호를 활짝 열고 학사 시스템을 공유하자는 것이다.
김 총장은 그러면서 “코로나 팬데믹이 세상을 뒤흔들면서 사회 곳곳에서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며 “대학교육도 뉴노멀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학사 교류를 하게 되면 학적을 둔 대학에서 벗어나 자기가 실제 거주하는 지역에서 수업을 듣는 게 가능해진다. 예를들면 대구에 집이 있는 전북대 학생은 경북대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고, 반대로 전북지역 출신 경북대 학생은 전북대에서 강의을 들을 수 있다.
그는 “지난 1학기 교수와 학생간 눈맞춤이 사라진 비대면 강의를 해보니 내용보다는 진도에 치중하게 되고 설명과 이해 부족 등 애로사항이 나타났다"며 "특히 이공계 실험실습과 예체능계 실기 등은 사실상 비대면 수업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사교류가 활성화되면 먼거리 이동에 따른 불안감과 바이러스 감염우려 해소, 원격 비대면 수업의 질 저하 예방 등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북대의 경우 전북 외 다른 시ㆍ도에서 온 학생이 전체 1만8,000여명 중 50%를 넘고, 부산대는 40%, 충남대는 55%가 타지역 출신이다. 이들 외지 학생들은 요즘처럼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수업 등이 시행되면 “학교를 갈건가, 말건가” 갈등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봄 대구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질 때 전북대에서는 3월 신학기를 맞아 대구ㆍ경북 출신의 학생들을 어떻게 할지 논란이 됐다. 등교를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학교측이 비용을 부담해 검사를 받도록 해줬지만, 일부에서 지역차별이라는 비난이 나오기도 했다.
김 총장은 “학사교류는 우선 거점 국립대학을 중심으로 시행하고 점차 사립대학까지 확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며 "당장 이번 학기부터라도 거점 국립대 통합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단 이달이나 다음달 중 다른 대학 총장들과 회의를 열어 본격적인 논의를 할 계획이며, 교육부가 앞장을 서 주길 바라고 있다.
또 “학사교류와 더불어 두 대학에서 함께 학위를 받는 ‘공동학위제’가 활성화되면 수업의 질 향상, 학생 취업 등에도 도움이 돼 학생수 감소에 따른 지방대 위기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된다”며 “4차산업 혁명의 물결이 쓰나미처럼 몰려오지만 새로운 도전과 변신의 노력을 주저하지 않는다면 위기는 오히려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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