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3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연대설에 “관심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안 대표와의 연대 필요성을 주장하며 김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이 사람 저 사람 까다롭게 가릴 처지냐'는 절박한 현실론이 깔려 있는 비판이었다.
김 위원장 쪽은 '오해'라고 설명한다. 김 위원장이 안 대표와 한 배를 타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김 위원장이 안 위원장을 내치는 듯한 발언을 한 이유는 뭘까. 3일 발언 이후 국민의힘 안팎에선 ‘김 위원장이 지나치게 폐쇄적이다‘ '옹고집이다’ 같은 비판이 오르내렸다.
6일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를 떠올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박영선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했지만, 야권 연대ㆍ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무소속 시민후보로 나선 박원순 후보에게 야권 후보를 내줬다. 보궐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했지만, ‘제1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쓴 입맛을 다셔야 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1년 뒤에야 민주당에 입당했다.
김 위원장의 지상 과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다. 최근 주변에 '무슨 일이 있어도 국민의힘이 낸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안 대표를 비롯한 당선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후보군들이 국민의힘 지붕 아래로 들어와야 한다는 취지다.
요컨대, 김 위원장이 3일 반대한 건 안 대표라는 인물 자체가 아니라, 국민의힘 밖에 머무는 안 대표와 연대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진의는 안 대표와 거리를 두겠다는 게 아니라 어떤 후보든 국민의힘 간판으로 후보가 돼야 한다는 것에 가깝다“며 "선거 연대, 선거 단일화는 안 된다는 일종의 ‘밀당’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3일 간담회에서 속내를 언뜻 내비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험을 놓고 볼 때, 내년 보궐선거도 유사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며 “우리가 제1야당으로서 서울시장 후보를 내는 것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며 국민의힘 후보를 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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