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동해 선박 대피령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해 빠르게 북상 중인 6일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요트경기장에서 요트를 육상으로 옮겨 고정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정부와 각 자지체가 10호 태풍 하이선 '상륙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6일 오전 9시를 기해 태풍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비상근무 단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각각 격상했다. 소방청은 119신고 폭주로 실제 도움이 필요한 구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단순문의 등 비긴급 신고 자제를 당부했다.
중대본은 전날 오전 11시부로 태풍 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하고 비상근무 1단계를 가동한 바 있다.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비상근무는 1∼3단계 순으로 단계가 올라간다.
중대본은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해안가 저지대, 하천변 주택가, 급경사지 등 인명 피해 우려 지역의 주민들이 사전에 대피할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선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른 대피 명령과 강제 대피 조치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을 촉구했다.
또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직원 안전을 위한 출퇴근 시간 조정과 연가 사용 권장 등을 주문하고 초중고 및 대학교에 등학교 시간 조정, 온라인 수업 등 학생 안전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소방청은 태풍 영향권에 들어간 지역에 인명ㆍ시설 피해 발생시 119신고가 폭주해 접수가 지연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비긴급 상황이나 단순 문의를 위한 신고 자제를 당부했다. 실제로 이달 3일 오전 1시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부산에 상륙했을 당시 부산소방본부 상황실에는 1시간만에 평상시 56배에 이르는 3,428건의 119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청은 "현수막 찢김, 가로수 전도 등 인명 안전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고나 강수량 등에 대한 단순 문의는 지자체 등 관련 기관에 우선 전화해 줄 것을 당부 드린다"며 "그래야 긴급한 신고를 지체 없이 받아 현장에 소방력을 출동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해양경찰청은 이날 오후 6시부로 태풍 이동 경로에 있는 남해와 동해를 위험해역으로 지정하고 모든 선박 운항을 중지하는 '선박 이동ㆍ대피 명령'을 발령했다. 이에 따라 남해와 동해에서 이동 중이거나 진입하는 모든 선박은 안전해역으로 피항해야 한다. 이동ㆍ대피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수상에서의 수색ㆍ구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해경 관계자는 "이달 2일 마이삭 북상 당시 일본 가고시마 북서쪽 해상을 지나던 1만2,000톤 규모 파나마 선적 가축운반선이 높은 파도에 전복돼 41명이 실종되고 소 5,800마리가 선박과 함께 침몰하는 사고가 있었다"며 "태풍 위력이 점차 거세지고 강한 바람을 동반하고 있어 사고 발생 우려가 크기 때문에 항해 중인 선박은 신속히 대피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이선은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일본 가고시마 남남서쪽 약 24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0㎞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하이선 접근시기와 만조시간이 겹치고 많게는 400㎜ 이상의 강우와 순간 풍속 초속 20~50m의 강풍을 동반해 침수와 인명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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