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합의에도, 전공의 복귀 늦어 불안
환자·가족들 "수술실 들어가야 안심"
의료계 파업이 수습국면에 접어들면서 7일부터 전공의와 전임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올 예정이지만, 환자와 가족들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의료계와 정부의 합의를 보며 일단 가슴을 쓸어 내렸지만, 진료 정상화까지는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수술 일정을 여러 차례 미룬 중증환자와 가족들은 “수술실로 들어갈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며 숨죽이고 있다.
6일 암환자들의 온라인 카페 ‘아름다운 동행’에는 의정간 합의(4일) 후 안도하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이제 항암치료나 수술 다 할 수 있겠다’ ‘정말 다행이다’는 내용의 글과 댓글이 줄을 이었다. 지난달 21일부터 보름 넘게 애 태우던 환자와 가족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이후 ‘파업 중단이 아니다’는 글이 잇따르면서 환자 가족들의 불안감이 불거졌다. 병원 측과 통화한 환자와 가족들은 4일 합의 이후에도 진료 및 수술 예약이 안 된다는 정보를 하나둘 공유했다. 한 환자 가족은 5일 “모레 입원을 앞두고 (환자가) 어제부터 40도 고열이 지속돼 응급실에 가려고 준비하는데 원무과에서 연락을 받았다”며 “(아직) 전공의 (인력이) 없어서 2주 연기하라는데, 당장 시술이나 수술을 못 받으면 상태가 악화될 것 같아 애가 탄다”고 썼다.
다른 환자 가족도 “○○병원 전화해서 다시 예약하려고 했더니 (복귀 관련) 공지 받은 게 없다면서 예약을 안 받았다”며 “(의료계와 정부가) 합의한 뒤에도 환자들은 내팽개치고 자기들끼리 싸우나 보다. 진짜 이기적인 집단”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전공의들이 대한의사협회의 합의 발표(4일)이후에도 이틀 동안 합의안에 반발하며 현장 복귀를 머뭇거려 벌어진 일이다.
중증환자와 가족들은 근심이 더 깊다. 이미 수술 일정이 오래 밀리며 증상이 악화한 데다, 의사들이 의료현장에 복귀하더라도 순차적으로 수술실에 들어가는 탓에 즉각 수술을 기대할 수 없어서다. 실제 서울 시내 주요 수련병원에선 전공의 복귀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서울대병원과 연세세브란스병원, 중앙대병원은 6일 기준 “전공의 복귀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수련교육팀만 “7일 오전 7시 (전공의들이) 복귀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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