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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바쁜 트럼프, 우호매체 '폭스뉴스'와 또 충돌

입력
2020.09.0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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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친(親)트럼프 매체의 대표격인 폭스뉴스와 또 충돌했다. 지난 7월 인터뷰 도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엉터리 통계로 망신을 당한지 6주만이다. 대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갈 길 바쁜 트럼프 대통령에겐 악재가 하나 더해진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폭스뉴스는 사라졌다"면서 "(폭스뉴스 기자) 제니퍼 그리핀은 해고돼야 한다"고 바짝 날이 선 글을 올렸다. 폭스뉴스에서 안보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그리핀 기자가 지난 3일 발간된 시사잡지 애틀랜틱의 보도 내용을 인용하자 발끈한 것이다. 애틀랜틱은 2018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 방문 기간 중 "머리카락이 헝클어질 것을 우려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전사한 미군묘지 참배를 취소하면서 전사자들을 '패배자' '호구' 등으로 조롱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군이랄 수 있는 폭스뉴스 기자에 대해 해고까지 운운한 건 참전용사 조롱 발언의 여파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본인이 거듭 '가짜 뉴스'라고 해명했고, 멜라니아 여사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도 나섰지만 비판여론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 와중에 폭스뉴스가 애틀랜틱의 보도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충격을 받은 듯 거칠게 반응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기사를 작성한 애틀랜틱 기자를 향해선 색깔 공세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트위터에 "급진 좌파는 악의적"이라며 "그들은 이기려고 무슨 짓이든 할 것"이라며고 썼다. 그러면서 "아마도 불만을 품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더러운 인간'이 이런 끔찍한 의혹을 만들어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진은 그간 폭스뉴스를 홍보ㆍ선전 창구로 적극 활용해왔다. 하지만 대선이 다가올수록 이미 척을 진 유력 언론들은 물론 폭스뉴스를 비롯한 일부 우호매체들과의 충돌도 피하기 어려울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근거가 없거나 사실관계가 다른 주장을 반복할 경우 이들 매체도 최소한의 '팩트체크'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폭스뉴스는 앞서 "(코로나19) 치명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앵커인 크리스 월리스가 깐깐하게 팩트체크하며 반박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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