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5번 했는데 버핏은 고개 젓는 '주식 분할'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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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5번 했는데 버핏은 고개 젓는 '주식 분할'의 마법

입력
2020.09.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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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친절한 ‘금융+자산’ 설명입니다. 어려운 금융을 알면, 쉬운 자산이 보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월30일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을 탑재한 팰컨9 로켓이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자 기뻐하고 있다. 케이프 커내버럴=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전세계 주식투자자의 관심은 미국 초대형 기술주인 애플과 테슬라에 쏠렸다. 두 회사가 주식 가격을 쪼개는 이른바 ‘주식 액면분할’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같은 관심에 힘입어 이들의 주가는 이달 초까지 파죽지세로 급등했다.

아마존부터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이번 애플과 테슬라까지, 주식분할은 그간 소위 ‘잘나가는 기업’의 필수 코스이자 주가 상승 호재로 여겨왔다. 그러나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주가가 1주당 4억원에 육박하는 데도 단 한차례도 주식을 쪼갠 적이 없다. 주가 상승으로 몸집이 커진 기업들은 다투어 주식 분할에 나서는데 왜 버핏은 고개를 저을까.

분할 소식에 애플ㆍ테슬라 주가 급등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대표적인 기술주인 애플과 테슬라는 지난달 31일 주식분할을 단행했다. 주식분할은 1주를 여러 개의 주식으로 쪼개는 것을 말한다. 이번 분할을 통해 테슬라와 애플의 주가는 각각 5분의1, 4분의1로 낮아졌다.

주식을 쪼개도 본질적으로 기업 가치가 달라지진 않는다. 5,000원짜리 한 장을 내주고 1,000원짜리 5장을 받는다고 손에 쥔 돈의 총액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들이 주식분할에 나서는 이유는, 수백 달러에 달하는 주가가 소액 투자자의 투자를 막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예컨대 주가가 오른다면 당장 기업에겐 호재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주당 거래가가 비싼 탓에 거래량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올해처럼 세계적으로 개미투자자의 활약이 커진 상황에서는 접근 문턱을 낮춰 이들 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이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 때 주식을 쪼개면 그간 가격 부담에 사지 못했던 소액투자자들이 적은 자금으로도 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유동성과 거래량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전략인 셈이다.

올해 테슬라·애플 주가 추이

실제 주식분할은 단기적인 주가 상승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테슬라의 경우 지난달 11일 분할 방침 발표 전까지 주가가 1,374.39달러였는데, 분할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81%나 급증했다. 주식 분할에 나선 첫날에도 12.57% 오른 498.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애플 역시 지난 7월말 분할 발표 당시 384.76달러였던 주가가 34%나 뛰었다. 특히 애플은 1987년 첫 분할 이후 이번이 5번째인데, 2014년 6월 4번째 분할 당시 주가가 90달러 초반이었지만, 이후 4배 넘게 올랐다. 이번에도 분할 첫날 3.39% 오른 129.04달러에 마감했다. 다만 최근 이들 회사의 주가는 각각 18%, 8% 떨어지며 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미국 증시에서 주식분할은 낯선 일이 아니다. 많은 미국 기업들은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을 분할해 1주당 가격을 100달러(약 12만원) 안팎으로 낮춰왔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몸집이 커지면서 각각 3번, 9번 주식 분할에 나섰다. 최근 뉴욕 증시에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넷플릭스 등도 주식분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워런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AP연합뉴스


버핏 “브로커만 살찌우는 전략”

반면 ‘가치 투자의 대가’로 널리 알려진 버핏은 주식분할에 부정적인 대표적인 인물이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주가(A주ㆍclass A)는 1주에 32만7,401달러(지난 4일 기준)로, 우리 돈 3억9,000만원에 달하지만 그는 58년간 한번도 주식분할을 하지 않았다.

버핏은 주식분할을 할 경우 ‘단기 투자자’들이 유입돼 주주의 질이 떨어진다고 줄곧 우려해왔다. 그는 1984년 주주 서한에서 “주식분할은 기업을 희생시키고 브로커들만 살찌우는 단기 전략”이라고 주장했고, 1999년에는 비즈니스위크를 통해 “누구를 쫓아버리느냐는 것은 누구를 끌어들이느냐는 것만큼 중요하다. 만일 단기 투기꾼이 버크셔해서웨이 주식 상당부분 가지고 있다면 주가는 터무니없이 높거나 낮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자본을 걸러내 비이성적인 주가변동성을 최소화하는 전략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주가가 높을수록 고평가를 받는 ‘황제주 프리미엄’을 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신 그는 고가인 A주를 살 수 없는 투자자들이 버크셔해서웨이에 투자할 기회를 주기 위해 1996년 ‘버크셔 B주’를 만들었다. B주는 A주에 비해 의결권이 크게 희석됐지만, 가격은 A주의 1,500분의1 수준이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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