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판매단가 상승폭 해외보다 커?
내수시장서 대형·SUV·고급 '3박자' 성장
하반기 제네시스 미국 진출 예정
연말 이후 해외 판매단가도 상승 전망
현대ㆍ기아자동차의 평균판매단가(ASP)가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훨씬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에서 대형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판매 비중을 전략적으로 높인 영향이다.
6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에서 판매된 차량의 평균판매단가(매출액을 판매 수량으로 나눈 값)는 3,340만원으로, 2018년 연간 수치(2,800만원)보다 19.3%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평균판매단가는 2,680만원으로, 2018년 2,450만원보다 9.4% 올랐다.
현대ㆍ기아차의 내수 평균판매단가가 이처럼 급상승한 이유는 판매 차종의 변화 때문이다. 재작년까지 현대ㆍ기아차는 준중형, 중형, 세단 판매 중심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대형차와 SUV 판매를 늘렸고, 올 들어 제네시스 신차를 내놓으면서 고급차 중심으로 판매 방향을 변경했다. 이 같은 고급화 전략에 국내 소비자들이 호응하면서 내수 시장의 평균판매단가가 오르게 된 것이다. 실제 올 2분기 제네시스 브랜드, SUV, 대형 세단의 국내 판매 비중은 총 58.4%로, 2018년 47.1%보다 7.3% 포인트 상승했다.
현대ㆍ기아차의 평균판매단가는 세단보다 SUV가, 현대차 브랜드보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훨씬 높다. 특히 제네시스는 올해 첫 번째 SUV 'GV80', 3세대 'G80' 등 신차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평균판매단가 상승을 주도했다. GV80은 8월까지 2만1,826대, 신형 G80은 3만196대 팔렸다. G80은 8월에도 4,100대가 팔렸는데 이는 가격이 절반 이하인 쏘나타(4,595대)와 거의 비슷한 성적이다. GV80은 디젤차 떨림 현상에 따른 출고 중단으로 8월 판매가 1,810대에 그쳤지만, 연말까지는 당초 세운 목표 2만4,000대 달성이 무난해 보인다. 팰리세이드, 코나 등 SUV 판매 비중도 2018년 35.8%에서 올 2분기 40.8%로 높아졌다.
신차가 나오면서 기존 차들도 가격이 올라갔다. 4월에 나온 올 뉴 아반떼는 최저가가 1,531만원인데, 2018년 9월에 출시된 부분변경 모델은 최저가 1,404만원이었다. 최근엔 작은 차에도 전방 충돌방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같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추가하는 경우가 늘면서 체감 가격은 더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해외의 경우 평균판매가격이 2018년 1만3,900달러에서 올해 2분기 1만5,500달러로 1,600달러(11.5%) 상승하는 데 머물렀다. 국내보다 대당 가격 상승 폭이 작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신차 GV80과 G80가 아직 미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2종은 올 하반기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 업계에선 연말이면 현대차의 해외 평균판매단가 역시 국내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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