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선승인 후시험 들어간 러시아
항체 발견했다고 발표했지만, 시험대상 38명뿐
WHO "내년 중반에나 일반 접종 가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승인한 러시아가 뒤늦게 초기 시험 결과를 공개했으나 전문가들의 우려를 불식시키진 못했다. 백신을 투여한 경우 항체 생성이 되긴 했지만 시험이 매우 소규모라서 안전성은 물론 효과를 증명하기에도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4일(현지시간) AFPㆍ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가 안전성 확보를 위한 3상 임상시험 전에 승인한 백신 '스푸트니크V'의 초기 시험 결과가 국제의학저널 랜싯에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18세에서 60세 사이의 건강한 성인 총 38명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백신 접종을 받았는데 참가자 모두에게 항체가 생성됐다. 이는 1차 접종 21일 후 2차 접종을 했고 42일간 관찰한 결과다. 연구진은 같은 규모의 시험을 두 차례 진행했다.
논문은 "백신이 안전했고 건강한 성인 시험자들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계 전문가들의 불신을 거두진 못했다. AFP는 "전문가들은 실험 규모가 너무 작아서 안전성과 효과를 증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연구진은 초기 시험 참여자들을 최장 180일까지 관찰하는 한편 3상 시험을 준비 중이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다양한 연령대와 위험군에서 온 자원봉사자 4만여 명을 대상으로 다음주부터 모스크바에서 3상 시험을 시작한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온라인 회의에서 "(3상 시험을 위한) 모든 시설 준비를 마쳤고 연구소가 백신을 넘겨주면 다음주부터 시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3상 시험도 건너뛴 채 백신을 승인한 후 국제 사회에선 백신 속도전이 벌어졌다. 미국에서는 11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승리를 위해 10월에 백신이 유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광범위한 백신 접종은 내년 중반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가렛 해리스 WHO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백신이 병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인지 또 얼마나 안전한 것인지를 알야야 하기 때문에 3상 시험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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