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두산은 두산솔루스·모트롤사업부 매각 계약 체결
유상증자 참여 자금 등으로 1조2000억원 가량 확보
박정원 회장 등 대주주는 퓨얼셀 지분 무상증여키로
두산그룹의 경영정상화 작업이 순항하고 있다. 총 3조원의 자구안 가운데 연내 1조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재무구조 개선 구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서다.
두산중공업은 4일 이사회를 열고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실권이 발생할 경우 주관증권사가 총액을 인수하는 형식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충원될 자금은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은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초 클럽모우 CC 골프장 매각대금 1,850억원 중 비용을 제외한 금액으로 첫 차입금 상환에 들어갔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가스터빈, 신재생에너지, 차세대 중소형원자로, 수소, 연료전지 사업 등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기업인 (주)두산은 이번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참여할 재원을 확보했다. (주)두산은 이날 두산솔루스와 모트롤사업부 매각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고 전했다.
먼저 (주)두산의 두산솔루스 지분 18.05%는 2,382억원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대주주 보유 지분 34.88%는 4,604억원에,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매각키로 했다. 총 6,986억원 규모다. 또 모트롤사업부는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에 4,530억원에 넘긴다. 모트롤사업부는 매각에 앞서 물적분할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이로써 (주)두산은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재원을 충분히 준비했다는 계산이다. 지난달 벤처캐피털 계열사인 네오플럭스를 신한금융지주에 매각해 730억원을 확보한 것을 포함, 이날 매각 계약 체결 등으로 현재까지 총 1조2,246억원 가량을 끌어모았기 때문이다.
한편 박 회장 등 (주)두산 대주주들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신들이 보유한 두산퓨얼셀 지분 23%(3일 종가 기준 약 5,740억원)를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키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두산중공업은 두산퓨얼셀의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대주주의 지분 무상증여는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강화를 꾀하는 동시에 수소 사업에서 두산중공업과 두산퓨얼셀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두산중공업이 두산퓨얼셀을 품고 연료전지 발전기술까지 확보하게 될 경우 '연료전지-풍력발전-중소형원자로-가스터빈'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발전기술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두산퓨얼셀 역시 이날 시장 확대에 따른 라인 증설 등을 위해 3,4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두산 관계자는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을 위한 기반을 계획한대로 마련할 수 있었다"며 "남은 일정도 차질없이 진행해 최대한 빨리 정상궤도에 올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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