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ㆍ넥쏘 등 BTS 덕에 판매↑
“현대차 친환경차 홍보대사 맡고 있어 기대?”
#1.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올해 1월 열린 제62회 그래미 어워즈 레드카펫 행사에 현대차 수소전기차(FCEV) ’넥쏘’가 등장했다. 차량에서 내린 이들은 방탄소년단(BTS)이었다. 2년 연속 참석으로, 수상 후보가 아님에도 미 매체들이 앞다퉈 BTS를 다뤘다. 넥쏘 또한 ‘BTS가 탄 차량’으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2. BTS가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지난달 31일 현대차는 BTS와 공동 제작한 아이오닉의 음원 ’아이오닉:아임 온 잇(IONIQ: I'm on it)’을 공개했다. 이어 2일에는 뮤직비디오까지 선보였다. 발표하자 마자 유튜브 조회수 400만 회를 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을 글로벌 시장에 BTS가 공식 데뷔시킨 셈이다.
현대자동차가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정상에 오른 BTS 효과를 누리고 있다.
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BTS 인연은 2018년부터 시작됐다. 현대차가 당시 보유하지 못한 체급이었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를 출시했다. 대형SUV는 북미시장에서도 인기 높은 차종이어서 어느 때보다 홍보가 중요했다. 그때 등장한 홍보대사가 BTS였다. “글로벌 대형 SUV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팰리세이드를 알리는데 BTS가 최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현대차는 당시를 회상했다. BTS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최고의 아이돌 그룹으로 자리매김한 것처럼 한국에서 시작한 현대차도 북미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정상의 브랜드로 위치했으면 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팰리세이드 홍보대사가 된 BTS는 2018년 11월 미 LA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LA오토쇼에서 팰리세이드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고, 2019년 4월 빌보드 뮤직 어워즈 참석을 위해 이동하는 미국 현지에서 팰리세이드와 함께했다. 이어 2019년 6월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콘서트를 열 당시에도 팰리세이드가 함께했다. 당시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 전광판에 BTS팬과 현대차 고객에게 전하는 팬 메시지 영상이 상영됐는데, 영상에는 '현대차와 BTS가 함께 한 여정'을 주제로 BTS 구성원들이 팰리세이드 안에서 즐겁게 지내는 모습과 공연을 준비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BTS 영상을 보기 위해 다양한 국적의 팬들이 몰려들정도로 성공한 영상으로 꼽힌다.
BTS 덕에 인지도를 높인 팰리세이드는 국내 대표 대형 SUV를 넘어 지난해 하반기 본격 수출길에 올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도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56.1% 증가한 7,893대를 팔았다.
팰리세이드뿐만 아니다. BTS가 이어 홍보 한 차량인 수소전기차 넥쏘 역시 세계적인 차로 성장하고 있다. 출시한 2018년에는 727대 판매에 그쳤지만, BTS가 홍보에 나선 이후 비약적으로 판매가 증가하며 올해 7월 1만대 누적 판매량을 넘어섰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표 수소차였던 도요타 미라이가 출시된 지 4년 만인 지난해 누적 판매 1만대를 달성한 것보다 빠른 성과다.
현대차는 이런 공을 인정해 BTS를, 올해 글로벌 홍보대사로 격상했다. BTS 맡은 임무는 생각보다 막중하다.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기존 내연기관차를 축소하고 전기차로 급격히 전환하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친환경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도록 일조해야 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마친 상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7월 청와대가 개최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2025년 전기차 100만대 판매해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1위 업체 도요타를 넘어선 생산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전동화추진팀’을 출범시켜 전력 극대화에 나선데 이어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을 글로벌 시장에 론칭했다. 아이오닉 첫 작품인 ‘5’는 테슬라를 넘어설 성능을 갖춰 내년 초 출시한다. 또 2022년 세단형 전기차(아이오닉 6), 2024년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 전기차(아이오닉 7) 등을 내놓으며 아이오닉 라인업을 갖춘다. 아이오닉은 전기차를 넘어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등 차세대 모빌리티를 대표하는 브랜드여서 현대차의 미래를 의미한다.
BTS는 부담되는 역할이지만 국내 대표 기업인 현대차를 전 세계에 알리고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 결국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기회라는 입장이다.
이번 아이오닉 음원도 BTS 구성원 개인의 시간과 경험을, 아이오닉의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 비전 등과 연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음원 속에서 BTS 7명의 멤버는 △새로움과 탐구의 시간(뷔) △호기심과 도전의 시간(정국) △내면과 마주하는 시간(RM) △희망과 응원의 시간(슈가) △감성의 시간(지민) △창조와 영감의 시간(제이홉) △미래가 쌓이는 시간(진) 등을 주제로 담았다. 조원홍 현대차 고객경험본부 부사장은 “아이오닉 브랜드가 줄 전동화 경험에 대한 진보를 BTS 멤버들의 음악과 목소리로 전 세계 많은 고객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자 했다”며 “단순한 차종 광고를 넘어 함께 추구하는 선한 영향력에 대한 가치를 BTS와 함께 전 세계에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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