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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아이스 더 구해라" 신선·냉동식품 '배송 전쟁' 앗 뜨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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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아이스 더 구해라" 신선·냉동식품 '배송 전쟁' 앗 뜨거워

입력
2020.09.05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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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거래액 중 식음료·신선식품 증가율 압도적
신선도 유지 위해 드라이아이스 사용량 급증
드라이아이스 생산량 늘었지만 원료 수급에 한계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 중인 가운데 지난달 31일 한산한 서울 명동거리에서 택배기사들이 물건을 배달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 중인 가운데 지난달 31일 한산한 서울 명동거리에서 택배기사들이 물건을 배달하고 있다. 뉴스1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계를 중심으로 때 아닌 드라이아이스 확보 전쟁이 치열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긴 장마까지 겹친 가운데 온라인쇼핑이 급증하면서 빚어진 모습이다. 특히 배송 품질 유지가 관건인 신선식품과 냉동식품 비중이 높은 업체들 사이에선 필수인 드라이아이스 물량 매입에 비상이 걸렸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2조9,62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8% 증가했다. 상품군별 거래액을 살펴보면 음ㆍ식료품 거래액이 1조5,987억원, 농축수산물이 4,521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품목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전체 증가폭보다 훨씬 높은 46.7%, 72.8%에 달했다. 지난달엔 정부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까지 이어지면서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의 장보기 수요가 온라인 주문으로 쏠리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온라인쇼핑 거래액 추이

온라인쇼핑 거래액 추이


온라인쇼핑 급증은 신선도가 중요한 식료품 배달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마켓컬리, SSG닷컴, 쿠팡 등 주요 e커머스 업계에선 소비자들이 식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에 배송해 주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주력으로 운영 중이다. 주문 상품에 신선식품이나 냉동식품이 포함되면 드라이아이스나 물을 얼린 보냉팩(아이스팩) 등을 동봉해야 한다. 보통 드라이아이스의 경우 제공사로부터 월간 단위로 전달받는데, 최근 들어선 평상시 대비 들어오는 물량이 모자란 상태다. e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평소보다 드라이아이스 공급량이 30% 부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코로나19 이전보다 드라이아이스 가격도 10%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드라이아이스 생산량도 급증세다. 올해 상반기 생산량이 이미 지난해 전체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 드라이아이스 1위 생산업체인 태경케미컬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드라이아이스 생산량은 1만825톤으로 지난해 1만937톤과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상반기 생산량인 6,299톤에 비해서는 72% 가량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생산시설의 평균 가동률은 30.4%에 그치고 있다. 즉, 생산 여력은 충분하지만 원료 공급이 여의치 않다는 얘기다. 태경케미컬 관계자는 "원래는 남는 드라이아이스를 일본 등으로 수출해 왔지만 지금은 예년보다 40~50% 늘어난 내수 수요을 감당하는 것도 힘들다"며 "보통 드라이아이스 원료인 기체 이산화탄소를 정유사나 석유화학 회사에서 공급받는데, 이들 회사가 코로나19 영향으로 공장 가동률을 줄인 탓에 원료 수급은 평소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이라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정유사 및 석유화학 공장으로부터 원재료를 수입하는 드라이아이스 업체 역시 수급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한 온라인쇼핑몰 관계자는 "중국에서 원료를 수입하는 경우는 현지에 장마와 태풍 피해로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통업계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최대한 보냉팩 활용을 확대하면서 대응하고 있지만 보냉팩의 온도 지속 시간이 짧은 탓에 드라이아이스 부족 사태가 길어진다면 배송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신선식품 배송업체 관계자는 "드라이아이스 제공을 받는 입장인 데다 당장 추가 공급처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제조업체의 라인 풀가동 능력에 기대는 형편"이라며 "9월 기온이 좀 떨어지면 보냉팩으로 막을 수 있겠지만, 주문 폭증이 계속된다면 하루 수행하는 배송 물량을 조정하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맹하경 기자
임소형 기자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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