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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된 '호텔 르완다' 실제 주인공, 벨기에에 구명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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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된 '호텔 르완다' 실제 주인공, 벨기에에 구명 요청

입력
2020.09.0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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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측 "르완다 정권 반대해 납치ㆍ누명" 주장

지난달 31일 폴 루세사바기나가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 있는 수사국 본부에서 수갑을 찬 채 언론에 모습을 보이고 있다. 키갈리=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폴 루세사바기나가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 있는 수사국 본부에서 수갑을 찬 채 언론에 모습을 보이고 있다. 키갈리=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르완다 당국에 테러 등 혐의로 체포된 영화 '호텔 르완다'의 실제 주인공 폴 루세사바기나의 가족이 벨기에 정부에 구명 요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세사바기나는 1994년 르완다 내전 당시 수많은 투치족을 구해 세계적인 영웅으로 추앙 받은 인물로, 그의 가족은 그가 폴 카가메 르완다 정부를 비판해 억울한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고 있다.

AP통신은 2일(현지시간) 루세사바기나의 딸인 캐린 카님바가 자신의 어머니가 수감돼 있는 아버지와 접촉하기 위해 벨기에 관리들과 만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카님바는 “벨기에 정부의 도움으로 그를 집으로 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루세사바기나는 미국 영주권자이자 벨기에 시민이다.

이날 앞서 마리 셰르샤리 벨기에 외무부 대변인은 르완다 당국이 루세사바기나의 구금에 대해 알려왔다면서 "벨기에는 그의 체포에 절대 연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세한 관련 정보를 알지 못하지만,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94년 르완다 대학살 당시 투치족 1,200명 이상을 자신이 지배인으로 있던 호텔에 보호해 살려준 그는 2005년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받는 등 많은 국제적 영예를 얻었다. 그런 그의 테러 혐의 체포 소식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르완다 정부는 앞서 루세사바기나의 체포 영장 발부 소식을 전하고, 그가 비무장 민간인에 대한 테러ㆍ방화ㆍ납치ㆍ살인 등을 저질렀다며 그와 반군단체인 '민주화를 위한 르완다 운동(MRCD)'의 연루설을 주장했다. 루세사바기나의 가족은 그가 지난주 두바이 방문 중 납치됐다면서 테러 혐의는 르완다 당국이 조작해 뒤집어씌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르완다 당국은 그가 어떻게 르완다로 압송됐는지 밝히지 않은 채 국제 협조에 의한 것이라고만 말했다. 루세사바기나는 1996년 이후 르완다에 살지 않고 있다.

루세사바기나의 체포 소식에 인권 운동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르완다 정부는 해외에 있는 정권 비판론자들을 타깃으로 삼아왔고 이번 사건도 그 연장선에 있다는 것이다. 티모시 롱맨 미 보스턴대 교수는 "정치적 환경이 양극화된 르완다 같은 환경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허용될 공간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의 티보 나기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는 트윗으로 자신이 주미 르완다 대사인 마틸드 무칸타바나를 만나 루세사바기나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르완다 정부가 인간적 처우를 제공하고 법치를 유지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사법절차를 제공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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