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비판 수위가 강해지고 있다. 3일에는 문 대통령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유했다. 최근 의료계 집단휴진 사태에 대응하는 문 대통령을 가리켜 “‘레이저’라는 별명이 붙었던 박 전 대통령 눈빛을 닮아간다”고 직격하면서다. '문재인=박근혜'를 같은 프레임으로 묶어 이와 차별화할 수 있는 정치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밝힌 상황 인식에 거듭 우려를 표명하고 중단을 요구한다”고 운을 뗐다. 안 대표는 이어 “청개구리 대통령도 아니신데, 말은 국민 통합을 외치면서 행동은 국민을 분열시키는 쪽으로 가시는 지 모르겠다”며 “단언컨대 국가 지도자가 하실 말씀은 아니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지적은 2일 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간호사들을 격려하는 메시지다. 문 대통령은 “의사들이 떠난 의료 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분들을 위로하며 그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거나 “코로나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우시겠느냐” 고 했다. 이를 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대통령이 간호사와 의사를 갈라치기 해 갈등을 조장한다”고 문제 삼자 안 대표도 가세한 것이다.
안 대표는 “대통령의 분노와 질책의 눈빛이 향할 곳은 야당이 아니다. 열심히 일하다가 등 뒤에서 돌 맞고 항의하는 의사들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눈빛은 대한민국 사회를 좀먹는 부정과 부패, 반칙과 특권을 향해야 한다”며 “정권 내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권 밖이 아니라 안부터 먼저 들여다보셔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편성으로 2년 뒤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넘어선다고 강조하면서 “정부가 빚을 내서 모든 생색은 다 내고 빚은 미래 세대가 갚게 한다면, 그 정부는 ‘패륜 정부’”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문 대통령을 향한 비판 수위를 부쩍 키우는 안 대표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과의 통합 및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더 확실히 하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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