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민주당 대표 당선 이후 첫 오찬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언제든지 (저에게) 상의하시라. 주말도 상관없으니 전화하시라”고 당부했다. 지난 달 29일 이 대표 취임 이후 두 사람이 처음으로 함께 한 오찬에서다. 이 대표는 “당대표를 하는 동안 오로지 위기 극복에 전념하겠다”고 화답했다. 청와대와 여당의 '신(新)밀월 시대'가 막이 오른 모양새다.
문 대통령과 이 대표는 청와대 상춘재에서 마주 앉았다. 상춘재는 대통령이 외빈을 대접할 때 쓰는 공간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이 대표가 참석했고, 점심식사를 함께 하는 일정으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오찬에서 “든든하다”며 이 대표의 취임을 거듭 축하하고, '언제든 전화하시라'는 메시지로 당청 간 소통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대표 당선 직후 전화통화에서도 “언제든 이 대표 전화를 최우선으로 받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비롯한 위기 극복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아울러 “야당과 원칙 있는 협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뉴딜 전략회의에서 이 대표는 당정청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그빨리, 탄탄하게 위기를 극복하면서 그 뒤 전개될 새로운 질서에 대비해야 한다. 한국형 뉴딜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국회는 정부와 한마음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과 이 대표가 첫 오찬에서 소통과 협력을 약속하면서 당청이 당분간 밀월 관계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당청은 최근 인사를 통해 ‘화학적 결합’까지 이뤄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당청 공동운명체’를 강조해온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비서관 출신인 김영배 의원을 당대표 정무실장으로 발탁하는 등 친문 인사들을 당직에 중용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낙연 대표의 국무총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배재정 전 의원을 청와대 정무비서관에 발탁했다.
당청간 신밀월 관계가 이어지면 문 대통령으로서는 집권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이 대표 또한 여당 대선 후보로 안착하기 위해선 친문재인계의 지원이 필수인 상황이다. 물론 차기 대선 등 향후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주도권이 청와대에서 민주당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여권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이낙연 총리 당시 외교ㆍ안보 이슈에 집중하면서 내치는 사실상 이 총리에게 전담하게 하는 등 권력을 나눠 가져 본 경험이 있다”며 “지금 보이는 당청 간 흐름은 문 대통령과 이 대표가 이심전심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평가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