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태풍 '마이삭' 영향으로 강원 지역의 고급아파트와 도로 등이 침수되고 산사태가 일어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최근 재난 예보 시스템을 강화하려는 북한 당국은 이번 마이삭 피해 때도 '24시간 특보 방송 체제'를 가동하는 등 긴밀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3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TV에 따르면, 태풍 마이삭은 강원도와 함경남도 지역을 관통했다. 강원 원산시는 이날 오전 3시부터 3시간 동안 132㎜의 폭우가 집중적으로 내려 고급아파트와 도로 등이 흙탕물에 잠겼다. 강원 금강군은 금강천이 불어나 통행이 금지됐고, 주민은 안전지대로 대피해야 했다. 강원 통천군의 장옥선 인민위원장은 조선중앙TV 인터뷰에서 "많은 농경지가 침수돼서 물에 다 잠기고 통천과 고성 사이 도로는 산사태로 파괴돼 운행이 금지됐다"고 전했다.
함경남도 서호ㆍ마전 해안가 지역도 마이삭 영향권에 들은 전날 168㎜의 비가 내렸다. 이날 오전 함흥시에 급파된 조선중앙TV 기자는 "서호ㆍ마전 해안가 지역에 해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일부 도로가 물에 침수돼 차들이 운행하기 힘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북한 방송은 이날 내내 태풍 피해가 심각한 지역의 취재 기자나 지역 위원장 등을 연결해 태풍 관련 소식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스튜디오에 기상수문국(기상청)의 리성민 부대장과 한장백 실장 등이 출연해 태풍 예상 경로를 분석하며 주민들에게 인명 피해 대책을 당부하기도 했다. 태풍 발생 후 피해 내용을 종합해 알렸던 과거와 달리, 현장 피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이에 대응하는 취지의 특별 보도를 내보냈다.
북한의 재난 방송 보도는 지난해 태풍 '링링'를 기점으로 변화하고 있다. 링링 당시 정규방송 시간대에 처음으로 재난보도를 특별 편성했다. 마이삭 북상 때는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심야시간까지 재난 특별 보도를 확대 편성했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태풍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최소화를 당부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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